문명호 칼럼: 북한은 남한 선거에 간섭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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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남한에선 다음 번 대통령을 선출하는 큰 선거를 치르게 된다. 남한의 선거는 북한의 공산주의 사회와는 달리 벌써 지난해부터 대통령후보 경쟁자로 나설 인물들을 국민들이 긴 기간 동안 검증하고 그들이 내세우는 정책들을 면밀히 따져 본다. 그런 다음 소속된 각 정당들에서 후보를 뽑는 전당대회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결정하면 국민들은 투표로 이들 중 5년 임기의 차기 지도자를 선출하게 된다.

그런 만큼 집권 여당이나 야당이나 후보자로 나설 인물들은 사실상 선거 1, 2년 전 부터 당원들은 물론 시민단체와 여론기관들로부터 철저한 검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요즘 남한 각 정당의 후보 경쟁자들은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전국을 돌며 그야말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마당에 북한이 난데없이 남한 대통령 선거에 직접적인 간섭을 하고 있어 남한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지난 1일 발표한 신년 공동사설에서 “한나라당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한 데 이어 지난 4일 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한나라당 재집권은 남조선 내부 문제만이 아니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은 2005년만 해도 “민족자주 반전평화 통일애국의 3대 공조를 확고히 실현하자”는 항상 해오던 말 그대로였고, 2006년엔 좀 더 구체적으로 “남조선 각계각층 인민들은 신보수의 결탁과 도전을 진보의 대연합으로 짓부숴 버려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 사설에서는 남한 야당인 ‘한나라당’을 직접적으로 거명하며 남한 국민이 반대하도록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알다시피 남한의 ‘한나라당’은 보수적 성격의 최대 야당 세력이다. 과거 대통령 선거에서 북한이 이처럼 남한의 특정 정당을 거명하며 반대를 부추긴 일은 없었다.

물론 북한이 선전 선동한다고 해서 남한 국민들이 이에 따를 리는 없다. 오히려 역효과만을 일으킬 뿐이다. 북한의 이 같은 선전 선동이 남한 내 친북 세력을 돕고 궁극적으로 남한사회의 분열과 한·미동맹의 와해를 기도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남한 사회의 분열을 책동하는 북한이 어떤 사회이고 그 주민들의 생활 양상이 지금 어떻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 같은 직접적인 선거 간섭은 남한 국민들의 조소와 비난만을 사게 될 뿐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에 대한 식량, 의약품, 비료 등 지원과 경제협력 사업에도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남한은 북한에서 행해져 온 선거에 간섭하지 않는다. 또 일본이나 중국, 러시아의 선거에도 관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일본이나 중국도 남한의 선거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웃 나라나 타국의 선거에 관여하지 않는 것은 국제관계에서 타국의 주권을 존중해 주는 것이며, 이는 국가적 예의이자 국제적 규칙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도 국제사회의 엄연한 국가인 만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국제사회의 예의와 규칙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만일 계속해서 남한의 선거에 간섭하고 특정 정당의 정당한 활동을 방해하려고 기도한다면 남한 국민들의 세찬 비난과 반발을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심각한 식량난 속에서도 미사일실험과 핵실험으로 가뜩이나 국제사회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도 더 큰 빈축을 사게 될 것이다. (2007.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