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북한이 지난 1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릴 예정이던 6.15 남북공동행사인 민족대단합대회에서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이 주석단에 앉는 것에 반대, 행사를 무산시켰습니다. 북한측은 이날 방북단 중 한나라당 대표격인 박 의원이 주석단에 앉으려 하자 문제를 제기하며 남측 인사들의 주석단 입장을 막았습니다.
남한측은 실무접촉에서 특정정당을 배제하고 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북한측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남북은 이후 협상을 계속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이날 모든 행사는 취소됐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측은 14일 저녁 만찬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한 남한측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의 발언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며 남측 취재진의 보도까지 방해했습니다. 정 전 장관은 만찬 건배사를 통해 2차 남북정상회담을 하루빨리 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정상회담 언급에 대해 북측은 사전에 협의된 내용이 아니라며 반발했고 방북 취재단에게 해당 발언을 기사화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왜 한나라당 의원의 주석단 배치를 반대했을까. 그것은 북한이 올해 남한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곤경에 빠뜨릴 속셈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번 민족통일대축전의 북측 대표단장인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은 지난해 6월, 광주에서 열린 민족통일대축전 참가 직전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남북교류 협력사업이 파탄나고 온 나라가 미제가 저지른 전쟁의 화염에 휩싸일 것'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또 북한은 지난 1월 1일 발표한 신년공동 사설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한의 제1야당인 한나라당을 직접 거명해 '외세를 등에 업은 매국 반역적 집단'으로 매도했고,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매국 친미적인 세력을 결정적으로 매장해 버리기 위한 투쟁을 더욱 힘있게 벌여 나가자고 선동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올해 남한 대선에 개입해 '반보수 대연합' 즉 '반한나라당 대연합'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북측의 부당한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북측의 남한 대선 개입은 내정불간섭 원칙을 어기는 행위입니다. 지난 1992년에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에 의하면 남과 북은 통일될 때까지 상대방의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기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 합의를 정면으로 깨트리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남한의 친북좌파 세력들과 손잡고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것인데 그것이 남한사회에서 통할 리가 없습니다. 남한의 친북좌파 세력들은 이번 열린우리당의 분열에서 보듯이 국민들의 마음에서 이미 떠났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이 사실을 명심하고 정치공세를 멈추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