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탈북자 6명이 지난달 19일 남한에 도착했습니다. 이들 탈북자는 작년 12월 중국 선양 주재 미국 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베이징으로 가던 열차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체포된 이들은 중국 공안에 7개월간 구금됐다가 북송을 면하고 남한에 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주 보기힘든 예외적인 경우로 이들은 행운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체포한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해온 중국이 이들을 석방해 남한으로 보낸 데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식적으로는 미국이 이들의 남한행을 위해 노력했다는 발표나 보도는 없었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마도 미국이 자기 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한 이들을 받지 않은 대신 북송만은 막기 위해 중국과 조용히 남한행에 대해 이면 합의를 본 게 아닌가 추정됩니다. 이런 점에서 탈북자 문제를 다루는 중국의 태도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중국은 북한과 맺은 「밀입국자 송환협정」에 따라 체포된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송환하는 비인도적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그러한 한편으로 중국은 중국 주재 외국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남한행 등을 허용하는 이중적 자세를 취해왔습니다.
이처럼 일관성 없는 정책을 취하다보니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음은 물론 탈북자들의 고통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제는 탈북자 정책에 일대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것은 탈북자의 신분에 대해 국제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난민 지위를 부여해야 합니다. 이 방법만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도 탈북자 문제에 대해 좀 더 적극성을 보여야 합니다. 미국이 3년 전 제정한 북한인권법에는 4년간 탈북자 돕기에 8000만 달러를 쓴다고 명시됐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얼마나 썼는지는 잘 모릅니다. 게다가 미국은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을 선별 수용해왔습니다. 북한인권법의 혜택을 받아 지금까지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몇 명 정도입니다.
3년전 법안 발의 당시 미국이 보였던 탈북자 지원 의지를 무색하게 하는 결과입니다. 미국은 탈북자 문제에 적극성을 보일 경우 북한을 자극해 6자회담을 망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한다면 이것은 크게 잘못된 발상임으로 북핵 문제와 인도주의 문제를 분리하는 방향에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남한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을 상대로 핵문제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도 협의해야 하겠지만 탈북자 문제를 최우선 국제현안으로 부각시켜 중국의 근본적인 태도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