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남한의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되었습니다. 그 결과 두 번 연속 대선에서 패하면서 끝없이 추락했던 한나라당은 마침내 10년 야당의 멍에에서 벗어나게 됐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19일은 한나라당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겠지만 선거에 참패한 대통합민주신당과 후견인격인 북한의 김정일 정권에게는 충격과 실망스러운 날이었을 것입니다.
김정일 정권은 올해 대남정책의 초점을 반보수대연합 즉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반대함으로써 범여권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좌파대연합전선 형성에 두었습니다. 그리하여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온갖 중상 비방과 낙선공작을 전개해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투표결과 그들이 기대했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추락하고 적처럼 여겨왔던 이명박 후보가 압승한 현실을 보면서 엄청난 충격과 심한 좌절감을 느꼈을 법합니다.
북한이 남한에 좌파정권의 재집권을 원한 이유는 경제문제 때문이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등 좌파정권은 그동안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아래 대북 퍼주기식의 경제지원을 해왔습니다. 그리하여 김정일 정권으로서는 이번 선거에서도 좌파정권이 계속 집권함으로써 남한으로부터의 안정적 경제보급로를 확보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 결과 보수정권의 등장으로 인해 그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보수정권은 좌파정권처럼 무턱대고 대북 경제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0월초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수많은 대북 경제지원을 약속하고 차기 정부가 이것을 어기지 못하도록 대못질을 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남북 합의사업들을 따져 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대북정책과 관련된 선거공약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북한 주민의 1인당 소득을 3000달러 선까지 올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상호주의 원칙을 시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상호주의는 하나를 주면 하나를 되받는 엄격한 대칭적 상호주의는 아니겠지만 큰 틀에서의 원칙은 지켜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남북교류협력을 시혜가 아닌 거래로 보고 점차 일정한 규범의 준수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런 변화에 북한은 적응해야 합니다. 아울러 김정일 정권은 남쪽 사회가 보수화됐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 두 사람의 득표율을 합치면 63%에 달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향후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회변화 현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김정일 정권은 햇볕정책 10년의 추억을 이젠 버려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