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북 위폐장비 폐기해야 한다

200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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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은 지난 7일, 뉴욕에서 북한의 달러위조 및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양자접촉을 가졌습니다. 북한 외무성 리근 미국국장은 양자접촉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압박이 지속되는 속에서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하다고 밝혔습니다.

리 국장은 또 ‘우리 정부는 위폐제조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위폐제조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해주면 제조자를 붙잡고, 종이, 잉크 등을 압수한 뒤 이것을 미국 재무부에 통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 국장은 이와 함께 불법 금융행위에 관한 정보 교환을 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북미간 비상설 협의체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세 가지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관해 미·북 쌍방의 입장이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위폐제조는 명백한 국제적 불법활동이기 때문에 거기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으나 6자회담은 그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조건없이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반해 북한은 위폐문제를 앞세워 미국이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둘째 문제점은 북한의 위폐제조와 관련, 미국은 그것이 북한 정권 차원에서 빚어진 일임으로 책임지고 위폐장비를 파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위폐문제와 관련 민간부문이 존재하지 않는 북한의 국영기업이나 기타 국영단체에 의해 조직되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북한이 정밀위폐인 수퍼노트를 인쇄할 수 있는 동판과 장비를 파기한 증거를 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반해 북한은 정권차원에서는 위폐를 전혀 제조한 적이 없으나 개인적인 부정이 드러날 경우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셋째 문제점은 위폐제조 문제의 해법으로 미국은 이것이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인데 반해 북한은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미국의 범세계적인 대북금융제재가 북한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사실을 깨닫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한 술수로 위조지폐 문제해결을 위한 비상설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측은 거부반응을 보였지만 우리가 보기로는 일종의 시간벌기용이라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으로서는 협의체 운영을 통해 강경한 미국의 입장을 누그러트리고, 시간을 끌면서 어물쩍 넘어갈려는 의도를 갖고 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본질적 해법은 북한의 위폐제조 시인과 함께 재발방지 약속, 위폐장비 파기 등 행동을 보이는데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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