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제6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지난 26일 결렬됐습니다. 지난 24일부터 3일간 판문점에서 열린 이번 군사회담에서는 서해상 충돌방지 및 공동어로 문제, 북한 민간 선박의 해주항 직항 문제, 경의선과 동해선 통행 및 임진강 수해방지 등 경제협력사업의 군사보장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습니다.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은 북방한계선과 공동어로 수역 설정문제였습니다. 김영철 북한측 단장은 『북방한계선이 지금까지 준수해온 기본 군사분계선이라는 것은 당치않은 궤변』이라며 『냉전시대에 미국놈들이 그어놓은 경계선을 주장하는 것은 90년대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측 정승조 수석대표는 『북측은 북방한계선을 포기하고 새로운 경계선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의했지만 이는 남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북측도 명백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남측은 북방한계선을 고수하려는 반면 북측은 북방한계선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면서 이를 대신할 새로운 해상경계선을 설정하자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북방한계선은 지난 50여년 동안 해상에서 실질적인 군사분계선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1992년 체결된 남북 기본합의서에서도 지상에서의 불가침 경계선은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이고 해상에서의 불가침 경계선은 1953년 이후 쌍방이 관할하여온 구역으로 한다고 합의했습니다.
여기 쌍방이 관할해온 경계선은 북방한계선인 것입니다. 다만 북측이 남북기본합의서와 불가침 부속합의서 조항을 들어서 해상불가침 경계선 문제를 계속 협의하기로 했기 때문에 협의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기본합의서와 불가침 부속합의서에는 해상 군사분계선 문제의 협의뿐 아니라 다른 많은 조항들이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함께 협의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협의는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그 전에는 현 북방한계선이 존중, 준수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측이 북방한계선 문제 하나만 떼어내 군사회담에서 협의하자는 것은 일방적인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북한측은 공동어로 수역을 북방한계선 이남에, 다시 말하면 연평도로부터 백령도 사이에 북방한계선 이남 해역에 설정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은 기존 북방한계선을 남쪽으로 1~2㎞ 가량 후퇴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제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북한측은 이날 군사회담의 종결회의를 언론에 공개하자고 고집해 기자들에게 회의내용을 공개하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써 북한측이 회의장을 북방한계선 무력화를 위한 선전장으로 변질시키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런 회담은 백해무익할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