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남북정상회담이후 첫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제16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는 북측 가족 191명과 남측 가족 650명이 만났습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납북자나 국군포로 가족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지난 2000년 11월 제2차 상봉행사후 15차 상봉때까지 납북자, 국군포로 가족들은 특수 이산가족이란 이름으로 한 번에 1~4명씩 상봉이 허용돼 왔었습니다. 비록 숫자가 적긴해도 계속 이어지던 상봉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이번에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해괴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남북의 두 정상이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을 확인하고 한반도 평화와 교류협력을 다짐했다면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도 송환을 해주거나 아니면 금강산 상봉이라도 계속했어야 했는데 이것마저 모두 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혈육 상봉의 길을 넓혀야 마땅할 정상회담이 오히려 만남을 막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에 대해 남한의 통일부는 『납북자와 국군포로 20명의 생사확인을 북측에 요청했지만 확인 불능과 사망 통지를 받았다』며 『통보 날짜가 정상회담 2주 전인 9월 18일인 만큼 상봉과 정상회담은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궁색한 변명입니다. 남한 정부는 8월 8일, 정상회담이 성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회담 성사 발표 시점부터 이번 상봉까지 2개월이 넘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생존 국군포로는 알려진 수만도 500명이 넘습니다.
남북 당국자들이 내 일처럼 생각했다면 상봉 대상자들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문제는 남북한 당국자들의 성의없는 태도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납북자, 국군포로는 북한에서 감시를 받고있는 사람들입니다. 과거 북한이 생사확인 불능이라고 했던 납북 어부 고명섭씨와 국군포로 양한섭씨는 탈북해 남한으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북한 당국이 살아있는 사람을 생사확인 불능이라고 거짓 통보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남한 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데 또다른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와서 대국민 보고회에서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논의는 했으나 성과는 없었다』고 했고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논의가 안 됐다』고 부연 설명을 했습니다.
이들 말을 종합해 보면 남한 당국자들 머리 속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들립니다. 일본 고이즈미 전 총리가 몇년전 평양에 들어가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담판을 벌인 끝에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랍자 5명을 송환받아 데리고 온 사실을 놓고 볼 때, 남한 당국자들의 안이한 태도는 지탄을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