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납북어부의 귀환과 국군포로가족의 북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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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최근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에 온 납북어부 최욱일씨와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에 머물던 국군포로가족의 강제북송을 보면서 북한당국의 비인도적 처사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지난 1975년 동해상에서 납북된 오징어잡이 배 천왕호 사무장 최욱일씨가 지난 16일 31년 만에 남한의 가족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최욱일씨는 납북 후 함경북도 김책시에서 농장원으로 일하며 1979년 북한 여성과 결혼해 1남1녀를 뒀습니다. 최씨는 납북자인 관계로 항상 보위부의 감시를 받아왔고 죽도록 일을 해도 풀뿌리를 캐먹어야 할 정도로 못 먹고 못 입는 등 굶주림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남측 가족과 연락이 닿게 되자 지난달 25일 탈북해 31일 중국으로 찾아온 남한의 부인 양씨를 만났습니다.

그 후 어렵게 중국 선양의 남한 총영사관의 보호를 받는 가운데 중국 당국의 협조를 얻어 남한으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최씨가 선양의 남한 총영사관측에 처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영사관 직원의 냉대와 박대로 인해 한때 곤경에 처하는 일도 있었으나 그 후 영사관과 중국의 협상이 잘돼 남한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최씨는 인천공항에서 생전 처음 만난 외아들의 손을 잡고 '필규야, 아버지다. 알아보겠니? 아이고 우리 아들이 아버지 얼굴도 몰라'라면서 아들을 꽉 안은 채 울먹였습니다.

그런가하면 북한을 탈출한 국군포로 3명의 가족 9명이 중국 선양의 남한 총영사관에서 알선한 민박집에 머물다 중국 공안에 붙잡혀 모두 북송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국군포로 3명의 부인, 아들, 딸, 며느리, 손자 등입니다. 이들 국군포로 중 2명은 북한에서 이미 사망했고 한 명은 지난해 남한에 입국했습니다. 북한을 탈출한 이들 가족은 지난해 10월 선양의 남한 총영사관에 진입하려 했으나 영사관 관계자가 민박집을 알선해 투숙하던 중 그 집주인의 신고로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가고 말았습니다. 북송된 이들은 대부분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국군포로나 납북자문제에 대한 남한정부의 무성의한 대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욱일씨가 영사관에 처음 전화했을 때 박대한 것이나 국군포로 가족들을 민박집에 머물게 하다가 북송되게 만든 것은 어디까지나 남한정부의 안이하고 무책임한 처사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반성해야 합니다.

또 중국정부가 탈북자를 어느 때는 남한으로 송환하고 어느 때는 강제로 북송하는 등 이중정책을 펴고 있는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탈북자는 어디까지나 밀입국자가 아닌 '난민'입니다. 난민은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보내주는 것이 유엔 난민협약의 기본정신인 것입니다. 그리고 탈북자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북한당국의 비인도적·반인륜적인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납북자, 국군포로들을 언제까지 강제 억류하면서 굶주림과 사지로 몰아넣을 것인지 이제는 대답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