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폐막되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사흘간 진행된 회담을 결산하는 4개항의 언론 발표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언론 발표문에 의하면 8월말까지 5개 실무그룹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것은 6자회담 산하에 설치된 한반도 비핵화 실무그룹회의를 비롯하여 에너지 경제지원, 동북아 평화 안보체제, 북-미 관계 정상화, 북-일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 등을 말합니다. 이러한 실무차원의 협의내용들이 6자회담 본회의에 보고돼 논의를 계속하게 됩니다.
또한 언론 발표문에 의하면 차기 6자회담을 9월초 중국 베이징에서 다시 열기로 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6자 외교장관회담을 베이징에서 연다는 데도 합의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볼 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은 앞으로도 쉴 새 없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진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언론 발표문에는 당초 한·미 양국이 추진했던 북한 핵시설의 연내 불능화를 위한 목표시한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또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가 어느 수준까지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의 인식도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지난 「2·13 합의」에 의하면 북한 핵문제를 3단계 즉 핵시설 폐쇄, 핵시설 불능화, 핵시설 폐기 순으로 추진토록 돼 있습니다. 그리고 제1단계에 해당되는 폐쇄조치가 이루어진 만큼, 이제 제2단계인 불능화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데 이번 6자회담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입니다.
남한 수석대표인 천영우씨는 첫날 회의가 끝난 뒤 『북한이 연내에 핵프로그램에 대한 전면적인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를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말하는 모든 핵프로그램과 나머지 5개국이 말하는 신고 대상은 서로 달랐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없는 것을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있는 것을 없다고 하는 것도 요설이다. 신고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진실성』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말한 신고대상에 별도의 군축회담에서 다루자는 핵무기는 물론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연내 핵 불능화를 위한 전제조건도 너무 많습니다. 이번 회담 내내 북한은 『기술적으로 안전이 담보된다면』이나 『연내에 무력화에 상응조치가 이뤄진다면』이라는 등의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볼 때 본질 문제인 핵 불능화에 대해서는 북한과 다른 5개국 사이에 동상이몽에 그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로써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와 연내 핵 불능화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