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오는 26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월드컵축구 아시아 예선 남한과 북한의 경기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게 됐습니다. 원래 남북한 월드컵 예선은 오는 26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북한축이 태극기와 애국가를 용인 할 수 없다고 고집하는 상황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중재로 경기 장소가 바뀐 것입니다.
북한이 지난달 5일, 개성에서 열렸던 실무협의에서 태극기와 애국가 대신 한반도기 계양과 아리랑 연주를 주장함으로써 협상은 벽에 부딪쳤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6일 실무협의에서도 북한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다음날 국제축구연맹에 중재를 요청했습니다. 그리하여 국제축구연맹은 홈경기를 그대로 평양에서 치러야 하고 남측선수단의 태극기와 애국가 사용은 국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허용해야 한다고 설득에 나섰지만 북한측은 이를 끝내 거부했습니다.
이에 국제축구연맹이 절충안으로 FIFA깃발과 FIFA노래 사용안 까지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남한측이 이를 거부했고 국제축구연맹은 결국 제3국 개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장소문제에 관해 북한은 중국 선양을 희망했고, 남한은 상하이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남한의 의견을 수용한 국제축구연맹이 북한측을 설득했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한측은 당초 예정대로 경기가 평양에서 열리고 FIFA규정대로 태극기 계양과 애국가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게임이 진행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북한측의 생떼로 인해 평양 경기가 무산되고 상하이에서 경기가 열리게 됐으나 그렇다고 경기 운영상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일성 종합경기장의 인조잔디에 비해 상하이는 천연잔디여서 남한팀 에게는 익숙하고 「붉은 악마」응원단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대한민국 국호를 외치는 응원도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장소 변경과정에서 보여준 북한측과 국제축구연맹측의 태도는 잘못된 부문이 많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측이 끝내 평양에 태극기와 애국가를 용인하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것이 화해와 협력을 지향하는 남북관계 분위기에 맞는 행동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북한만이 한반도의 정통성을 갖고 있고, 남한은 미국의 식민지라는 남조선혁명의 논리가 깔려있는 것이 아닌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북한이 국제규정을 무시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들어냈습니다. 아울러 국제축구 연맹도 북한이 뭐라고 하든 FIFA규정을 관철해야지 태도를 바꾸어 북한과 정치적 타협을 하면서 원칙을 포기한데 대해 응분의 책임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