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는 북한 이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오바마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결정된 날 뉴욕을 방문한 것은 『우연이 아니며 북한이 미국측과 더 높은 차원에서 현안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 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통 큰 정치로 변혁의 흐름을 주도한 실적이 있다"면서 "오바마 당선자도 관례화된 대북압박이라는 악습을 답습해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정권 출범부터 독자적인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오바마와 김정일 간의 정상회담을 희망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위험천만한 착각일 수 있습니다. 오바마 당선자가 선거 과정에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정일 위원장과도 직접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환경과 여건이 조성돼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당선자는 대선에서 승리한 뒤 운영하고 있는 공식 인터넷 사이트에 발표한 오바마-바이든 플랜을 통해 차기 행정부의 정책 구상을 밝혔습니다. 이 구상에서 오바마는 미국의 안보를 위해 차기 미국 행정부는 모든 우방국과 적국에 대해서 아무런 조건 없이 『강인하고 직접적인 외교』를 전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강인하고 직접적인 외교』가 적용될 구체적인 대상으로 테러리즘과 이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명시했습니다. 또 핵 확산을 막기 위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강화해, 북한과 이란같은 국가가 NPT 규정을 위반하면 자동적으로 강력한 국제 제재를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유인책과 압력을 바탕으로 북한 핵무기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제거하기 위해 강경하고 직접적인 외교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말은 오바마 당선자가 전제조건 없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수는 있지만 완전한 검증을 통해 북한 핵이 폐기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다시 말해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면서 추진한다는 것으로 강경하고 단호한 의지를 내비친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오바마 당선자의 외교안보 참모들이 작성한 '피닉스 이니셔티브'보고서에서도 전세계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힘에 따라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도 핵폐기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과거처럼 핵을 갖고 이중 플레이나 합의사항 위반 등과 같은 장난질을 하다가는 큰 화를 자초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