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시험운행이 지난 17일 있었습니다. 남측 열차가 문산역을 출발해 목적지인 개성으로 들어갔고 같은 시간에 북측 열차가 금강산역을 출발해 남측 제진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이날 행사가 치러지는 동안 남쪽은 한나절 축제마당이었지만 북측은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두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은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남북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지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철도, 도로 연결에 합의한 이후 여기까지 오는 데 무려 15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갈 길도 멀고 험난합니다. 이번에 남북철도 연결에 북측 구간 공사비까지 포함해 남한 돈으로 5,454억원이 들었습니다. 이 많은 돈을 들여 시험 운행 한번으로 끝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남북 철도 운행을 제도화하려면 또 북한 군부로부터 군사보장이라는 것을 받아야 합니다. 그들은 군사보장을 다시 해주는 조건으로 남측으로부터 거기에 상응하는 경제적 대가를 요구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억지로 인해 남북철도가 정기적으로 개통되는 시기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더욱이 남북 철도 연결이 경제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국철도, 러시아의 시베리아철도와도 이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서는 당장 북한내 철도가 대폭 개수, 보수돼야 합니다. 현재 북한 철도는 너무 노후화되어 시속 40km도 내기 힘든 지경입니다. 그걸 현대화하는 데 드는 돈이 최소 3조원이라고 합니다. 동해선 철도 보수비만도 약 25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엄청난 재원을 누가 어떻게 마련한다는 말입니까. 북한은 경제난으로 인해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고 러시아는 남한이 떠맡기를 바라고 있지만 남한 역시 그러한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이번 남북철도연결이 진정한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북한 핵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합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2·13합의의 초기조치 이행 시한이 지난지 한 달이 넘었지만 북한에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김정일은 핵을 포기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남한 국민을 핵 인질로 잡고 철저하게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남북화해와 6자회담의 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 철도 운행 등 협력사업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보다 앞세워서는 안됩니다. 남북교류든 정상회담이든 남북관계는 6자회담 뒤에서 따라가는 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북한 핵문제가 온존한 상태에서의 남북교류는 모래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북한 핵의 폐기 없이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는 없습니다. 남북 열차도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자유롭게 달릴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