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최근 북한에서 불고 있는 '한류'를 차단하기 위해 북한선전매체가 강도 높게 비난한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 하겠습니다.
3일자 노동신문은 '우리의 것을 사랑하라'제하 장문의 논설을 싣고 “청춘의 넋을 흐려놓는 부르주아 날라리 바람을 단호히 배격하고, 노래 하나 부르고 언어 표현 하나 해도 사회주의 맛이 나게 하고, 옷차림과 머리 단장을 해도 주체 조선의 청소년답게 건전하고 고상하게 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선전매체가 이야기 하려는 내용을 요약하면 최근 북한에서 일고 있는 '남조선 풍(한류)'이 급속도로 전파되는데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그것을 차단하기 위한 내용입니다. 노동신문은 당 기관지이니, 당연히 북한당국의 골치거리를 반영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최근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에서는 남한 드라마 ‘겨울연가’ ‘가을동화’ ‘모래시계’를 복제한 CD판과 노래음반들이 나돌아 고위급은 물론 일반 주민까지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평양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어버린 배용준-최지우가 출연한 ‘겨울연가’는 한류의 대표적인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무테 안경에 해맑은 미소, 장발머리의 배용준은 ‘백마 탄 왕자’의 이미지를 연상시켜 평양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상이라고 합니다. 배용준의 헤어 스타일과 패션을 흉내 내고 싶어하는 청년들은 머리를 기르고 무도수 안경을 만들어 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청년동맹에서 나온 규찰대들이 거리 곳곳에 지키고 서서 장발한 청년들을 단속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외색문화 단속 전문기관인 109그루빠가 전국을 휩쓸면서 단속된 사람만도 수백 명에 달한다고 하니, 이 사실만 놓고 봐도 북한당국이 얼마나 바빠 맞았는지, 또 '한류'붐이 북한청년들 속에서 얼마나 각광을 받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사실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왜 북한주민들은 그렇게 보고 싶은 남한 드라마도 못 봐야 하고, 옷차림 패션도 제 마음대로 못하고 통제를 받아야 합니까, 누구나 눈에 좋으면 그것이 좋은 게 아닙니까, 김정일 위원장은 자기 집무실과 별장에 위성TV를 설치해놓고, 매일 남한 KBS를 보고, 남한드라마, 영화를 보면서 왜 주민들은 못 보게 하는 건가요, 또 북한이 이름도 제대로 불러주지 않고 '왜나라'라고 부르는 일본의 위성텔레비전 '와우와우(WOWOW.BS5번)을 감상한다고 합니다.
그뿐입니까, 지난 2월초에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은 선글라스에 이태리 명품 T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나타났던데, 그가 몰라서 '썩어빠진 자본주의 문화'를 좋아합니까?
북한당국은 올해 초부터 자본주의 문물 유입에 단단히 빗장을 지르고 경고를 내렸습니다.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원수들의 심리모략전과 사상문화적 침투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려야 한다”고 강조한 데 이어 지난 1월 내각기관지 민주조선은 자본주의 문화를 쉬(파리 구더기)에 비유하고, 싹부터 잘라야 한다며 사실상 외색문화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 조치로 중국에서 유입되는 CD와 비디오 테이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국경세관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내부에서는 보위부와 보안서가 해당 인민반과 협동 하에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노동신문이 자본주의 문물 유입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선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그만큼 북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반증입니다. 대북소식통들은 북한 고위층들도 드라마에 등장하는 자동차와 남한주민들의 생활수준을 보고 “우리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남한의 경제력을 능가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비록 주민들이 제한된 공간에서 '한류'를 엿보지만, 옳고 그름, 좋고 나쁜 것을 판별하고 있다는 소리지요.
이러한 ‘한류’가 평양을 감염시킬 경우, 자칫하면 핵무기 보다 더 위력한 '와해무기'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에 보지 못하게 통제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