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학생들, 개학했는데도 여전히 돈벌이

앵커: 일부 북한 학생들이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했는데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난에 처한 가정의 학생들이 식량을 구할 수 있는 일을 하느라 등교를 못하는 실정이란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입니다.

북한에서 4월 1일은 새 학년도 개학일입니다. 하지만 먹을 것이 없는 학생들은 개학일이 되어도 학교로 가지 못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돈벌이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어제 새 학년도 개학일에 첫 등교가 시작되었지만 학교 출석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학생들이 식량을 구하려고 돈벌이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많은 학생들이 학업을 내려놓고 식량벌이를 하는 데 가장 주목받는 수입원은 가발”이라면서 “10대의 학생들은 경쟁적으로 가발을 만들어 식량을 보태느라 학교에 갈 생각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중국에서 주문한) 가발의 원료는 국가무역기관을 통해 주민들에게 전달되고 가발로 완성되어 회수된다”면서 “완성된 가발 1개당 가격은 평균 내화 2만원(미화0.9달러)인데 손기가 빠른 여학생의 경우 5일에 1개, 한 달에 6개 정도를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학생들 속에서 가발 (만들기) 열풍이 불면서 간부의 자식들도 가발을 만들고 있다”면서 “어느 노동과장의 딸은 13살인데 가발을 빨리 만들어 한달에 1kg당 1만원(북한돈)인 입쌀을 12kg 정도 구입할 수 있는 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간부라고 해도 나라에서 특별히 따로 공급하는 게 없어 식량이 부족하기는 일반 주민들과 다를 바 없다”면서 “오히려 간부들은 장사를 못하게 엄격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식량부족 현상이 더 심각한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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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북한 개성 인근에서 장작을 나르는 어린이의 모습.
2012년 4월, 북한 개성 인근에서 장작을 나르는 어린이의 모습. 2012년 4월, 북한 개성 인근에서 장작을 나르는 어린이의 모습. (AP)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 “오늘이 개학이지만 여기 개천탄광지구의 학생들은 학교가 아닌 탄광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지하막장에서 석탄을 캐서 식량을 살 돈을 벌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개천탄광에도 전기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계획된 석탄 생산에 제동이 걸리고 채굴 인력마저 부족해 석탄 생산을 할 수 없자 기업소가 학생들이 캐낸 석탄을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석탄은 1kg당 1,000원으로 학생들이 막장에 들어가 등짐으로 지고 나오는 량은 고작 10kg~20kg 정도”라면서 “하루의 생계를 위해 석탄 배낭을 짊어진 학생 중에는 10살 정도의 학생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지만 현재 탄광지구에서 돈이 될 만한 것은 석탄을 캐내는 일밖에 없다”면서 “부모들은 소속된 탄광과 공장에 정상 출근하고 나면 가정에서 식량벌이를 할 만한 여유 노력은 학생들밖에 없으니 그들이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개학을 해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비참한 현실은 비단 개천탄광지구의 현상만이 아니”라면서 “덕천탄광이나 순천탄광지구의 학생들도 학교 대신 지하 수 십미터의 막장에 들어가 석탄을 캐내어 팔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