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탈북민 ‘마을버스 기사’ 취업 지원 나서

앵커: 서울시가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마을버스 운전자 취업을 돕는 내용을 담은 지원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탈북민 정착 지원 방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과 협력해 북한이탈주민 마을버스 운전자 취업 연계 지원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13일 발표한 서울시.

이번 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시범사업으로 탈북민 구직자 20명을 대상으로 마을버스 운전자 취업을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교육과 연수를 모두 마치는 것을 조건으로 채용 선발부터 먼저 이뤄지는 방식으로, 희망 인원이 많을 경우 지원 범위를 늘린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사업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과 인력난에 시달리는 마을버스 업계를 동시에 돕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화연 서울시 평화기반조성과 정착협력팀장의 말입니다.

[이화연 서울시 평화기반조성과 정착협력팀장] 탈북민들이 한국에서 기초생활수급자 신분으로 많은 경우 생활을 시작하시거든요. 저희는 진정한 자립은 취업이라고 생각했고, 서울 마을버스도 구인난을 겪고 있어서 탈북민 구직자들에겐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원하고 서울 마을버스 업계는 구인난을 해소하는 상생할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해서 기획을 했습니다.

지원 사업은 운전에 필요한 자격증 취득, 양성 교육, 연수, 정규직 취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서울시가 면허취득 지원금과 생계 지원금을 주고, 마을버스조합은 운수회사 정보를 제공하며 채용 면접을 이어주는 방식입니다.

버스와 화물차, 특수차량 등을 운전할 수 있는 대형면허 소지자에겐 한 사람당 1백50만 원, 미화로 1천 달러 정도를,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지원자에겐 면허취득 비용을 포함해 2백50만 원, 약 1천7백 달러를 지원합니다.

마을버스 기사가 되는 데 필요한 자격 취득 후 1년 이상의 운전경력은 5일 과정의 양성 교육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탈북민이 조직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최대 3개월 동안 ‘멘토링 지원금’으로 매달 70 달러 정도를 지급할 계획입니다.

마을버스 운전자를 희망하는 탈북민 구직자는 14일부터 서울시 평화기반조성과나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으로 문의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업을 담당한 서울시 평화기반조성과의 이화연 팀장은 “탈북민 남성의 경우 운수업을 선호한다는 현장 의견을 청취해 계획에 반영했다”며 “마을버스 운전 경력이 1년 이상 쌓이면 더 높은 급여를 받는 시내버스, 공항버스 기사로 옮길 때 가점을 받는 등 이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을버스는 한국 내 주거밀집지역과 철도역, 버스정류장 및 다른 교통 수단 사이를 이어주는 작은 규모의 버스 노선입니다.

주로 정기 노선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지역 주민들이 지하철, 버스를 탈 수 있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서울시청. 2024.5.14
서울시청 서울시청. 2024.5.14 (연합)

정부·지자체·인권단체 탈북민 정착지원 잇따라

한국의 국제구호 개발기구인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같은 날 탈북민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 개점식 소식을 전했습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지난 10일 기증품을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국내·외 취약계층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 ‘행복한 나눔’의 탈북민 자립 지원 2호 매장인 중화역점을 열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서울대입구역점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연 탈북민 자립 지원 매장으로, 여성 탈북민을 관리자로 채용하고 그 수익금은 탈북민들의 경제적·정서적 자립과 국내·외 취약계층을 돕는 데 사용됩니다.


관련기사

하나재단, 지난해 ‘탈북민 전문직 양성과정’으로 10명 배출

통일부 “무연고 탈북청소년 지원금 신설”


앞서 한국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은 지난 5일 지난해 탈북민을 위한 전문직 양성과정을 통해 의사와 법무사 등 전문직 합격자 10명이 배출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문직 양성 과정으로 의사 4명과 치과의사 1명, 법무사 1명이 국가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탈북민 최초로 법무사 시험에 합격한 임윤미 씨의 말입니다.

[탈북민 출신 1호 법무사 임윤미 씨]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 집중을 할 수 없잖아요. 저는 굉장히 힘든 상황에 지원을 받은 것이라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김수경 한국 통일부 차관은 지난 12일 한 행사에서 올해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비롯해 취약계층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