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정부가 소유하거나 임차한 송신 중계소에서의 송출이 중단되면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라디오 방송이 대폭 축소됐습니다.
4일 중국어(만다린), 티베트어, 라오어 서비스의 단파 방송이 전면 중단되었으며, 버마어, 크메르어, 한국어, 위구르어 방송은 극도로 축소된 일정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RFA는 미 의회의 자금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RFA를 감독하는 미국 글로벌미디어국(USAGM)은 RFA에 대한 연방 보조금 지급을 전격 중단했습니다.
이후 RFA는 대부분의 직원을 무급휴직시키는 상황에 몰렸고, 지난주에는 연방 법률 위반을 근거로 자금 지원 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의회가 자금을 지원하는 방송 매체들, 미국의 소리(VOA) 및 RFA, 자유유럽방송/자유라디오(RFE/RL) 등 연방 보조금을 받는 언론 기관들에 대한 예산 삭감을 추진했습니다.
RFA는 인력이 대폭 축소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9개 언어로 제한된 뉴스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996년 설립된 RFA는 언론의 자유가 거의 없거나 전무한 북한, 중국, 미얀마, 베트남 등의 국가와 지역에 뉴스를 송출해왔습니다.
최근까지 RFA가 사용하던 단파 및 중파 주파수를 감시한 결과, 미국 글로벌미디어청(USAGM)이 소유하거나 임대한 중계소에서는 지난주부터 방송이 완전히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방송 시간은 3월 기준 주간 63시간에서 현재는 7시간으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USAGM이 유지하는 온라인 원격 감시 시스템(Remote Monitoring System)을 통해 확인된 것으로, 해당 시스템은 방송 대상 지역의 주파수에서 수집된 짧은 오디오 샘플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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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향하는 생명줄이 끊겼다”
RFA의 청취자 조사 및 보고에 따르면, 지난 10년 이상 단파 및 중파 라디오 사용은 줄어들었지만, 인터넷 접속이 어렵거나 검열·감시 대상이 되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정보 수단으로 남아 있습니다.
로히트 마하잔(Rohit Mahajan) RFA 홍보 담당 책임자는 “북한과 중국의 티베트, 위구르 지역에 사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RFA의 독점 뉴스와 콘텐츠는 단파 방송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라며 “그런데 이제 이들이 단절된 것으로 최근 대규모 지진 피해로 인터넷이 마비된 미얀마 지역 사람들 역시 라디오 방송에 의존하고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진실에 다가가는 생명줄이 가장 필요할 때 끊겨버린 셈”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미얀마 중부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 이후, RFA 버마어 서비스는 라디오 방송 확대 요청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3천명 이상이 사망했고, 인터넷 연결도 크게 훼손된 상태입니다.
쪼쪼아웅(Kyaw Kyaw Aung) RFA 버마어 서비스 국장은 “지진 이후, 라카인 주 등 서부 미얀마의 분쟁 지역에서 단파 방송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이 지역은 지진 피해는 피했지만 인터넷 접속이 매우 열악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군이 운영하는 국영 MRTV 단파 라디오에 접근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재난 발생 사실을 알았고, 보도 내용도 심하게 검열됐다”라며 “그래서 사람들이 RFA 라디오 방송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현재 지진 이후 15분 분량의 RFA 일일 뉴스 방송을 직접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