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한국 대통령 파면, 정치적 양극화 심화”

앵커: 주요 외신들은 한국 대통령의 파면 선고를 즉각 보도하면서 깊어진 양 진영의 갈등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CNN, 뉴욕타임즈,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4일 한국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발표를 인용해 속보로 전했습니다.

“진보 보수 양극화 심화…차기 대통령 과제될 것”

미국 CNN은 이날 “이번 결정은 장기적인 정치 위기로 인해 주요 세계 경제이자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이 국제 정세의 불안한 시기에 방향을 잃었던 상황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수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수감 과정에 관여하며 명성을 얻었지만, 이제는 같은 운명을 맞이한 검사 출신 정치인의 주목할 만한 몰락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을 파면했다”며 “최근 수십 년 간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촉발시킨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국회의 탄핵을 인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4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파면 소식을 보도했다.
한국 대통령 파면 소식에 대한 CNN 보도 CNN은 4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파면 소식을 보도했다. (CNN 홈페이지)

뉴욕타임스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수개월간 지속된 정치적 혼란의 종식”이라면서 “하지만 이는 한국의 양극화된 정치에 깊은 균열을 드러냈고 그 갈등의 골을 메우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AP 통신은 다가오는 한국의 보궐선거를 가리켜 “1980년대 후반 독재 정권에서 벗어난 이래 가장 긴장된 투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유권자들은 이념적 노선에 따라 깊이 갈라져 있으며, 이번 해임 결정은 이념 양극화를 심화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의 가디언은 “차기 대통령은 현재의 분열을 치유하고 민주주의 기관에 대한 신뢰를 재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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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 중국중앙TV(CCTV) 등도 이날 탄핵 인용을 즉각 보도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온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뤼차오 랴오닝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남북한 연구센터 수석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탄핵소추안 가결로 한국 정치의 뿌리 깊은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은 앞으로 60일 이내에 새로운 불안정과 양극화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의 최대 포털 ‘바이두‘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도 ‘윤석열 파면‘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일본의 주요 신문과 NHK 등도 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특히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극적으로 개선시킨 윤 전 대통령의 퇴진은 양국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우리가 탄핵을 평가할 입장은 아니지만, 한일간 긴밀한 협력은 안보뿐만 아니라 지역 평화와 안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에디터 박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