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신형 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에 김여정 부부장의 자녀로 추정되는 아이들을 포함해 다수의 간부 손자, 자녀들이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는 해군 강화를 통해 미래 세대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전하려는 데 북한의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가 공개한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 진수식 장면을 보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의 모습 외 김여정 당 부부장의 자녀로 추정되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모습도 확인됩니다.
두 아이들은 김여정 부부장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었고 깨끗한 옷을 입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31일 북한 신년 경축행사에서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등장했던 아이들과 동일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서도 김 부부장과 아이들은 손을 잡고 공연이 진행되는 ‘5월 1일 경기장’ 바깥에서 나란히 걷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1월 3일 한국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이전에 파악된 자녀의 연령대를 감안하면 김여정 부부장의 자녀라는 점이 사실일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 부부장은 최소 두 차례 출산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만약 2015년, 2018년 출산했다면 현재 자녀들은 각각 10세, 7세입니다.

진수식 행사에는 김주애, 김여정의 자녀들로 추정되는 아이들 외 당정군 여러 간부들의 손자 혹은 자녀로 추정되는 아이들도 등장했습니다.
김덕훈 당 경제비서는 손녀로 추정되는 여자아이와 나타났고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손자로 보이는 남자아이와 등장했습니다.
북한이 최현호 진수식에 간부들의 손자, 자녀들을 다수 등장시킨 배경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구축함 최현호는 해군 핵무장화 등 북한 해군 강화의 시발점이라며 북한이 장기적인 해군 현대화 계획을 통해 미래세대의 안전을 담보해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김주애가 처음 모습을 나타낸 행사가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이었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진수식에 다수의 자녀들을 참석시킨 의도도 당시 김주애를 등장시켰던 의도와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2022년 11월 20일 북한 매체 노동신문은 “후대들의 밝은 웃음과 고운 꿈을 위해 평화 수호의 위력한 보검인 핵병기들을 질량적으로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대해 한국 국정원은 북한이 미래세대의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김주애를 등장시킨 것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홍민 선임연구위원의 말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현호가 해군의 핵무장화, 해군력의 강화의 첫 시발점이 되는 이정표이고, 북한은 굉장히 장기적으로 해군을 무장화하고 현대화한다는 계획인 거죠. 이들 세대의 안전을 확실히 담보해 줄 수 있는 중요한 무기체계 현대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일종의 상징적 코드로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내부적으로 주민들이 봤을 때 ‘야 이제 미래세대에 우리는 안전해지겠구나’는 것을 느끼도록 하기 위한 차원으로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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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미래세대 이끌 후계자’ 보이려는 의도”
탈북민 출신 박사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 고위층이 가족들을 대동하고 등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도, 북한 매체들의 초점은 결국 김주애에게 맞추어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이사장은 김주애가 미래 세대를 이끌어나갈 후계자라는 것을 보여주려는데 북한의 주된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안 이사장은 북한 간부 자녀들의 등장 의미에 대해서는 “김주애를 중심으로 자녀 세대들 역시 한마음으로 단결이 되어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대를 이어 혁명하는 세습 과정에서 자녀들, 손녀들까지 이렇게 다 단결이 되어있고 하나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그런 과시가 저는 좀더 포커스를 가진다고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김주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우리 대를 이어나가는 맨 앞에는 김주애가 있으니까 안심하시라 이런 메시지 같아요.
한편 김주애는 이번 진수식에서 하얀 재킷과 검은 정장 바지를 입은 단정한 모습으로 나타났으며, 구축함 최현호 내부를 동행하며 김정은 총비서와 팔짱을 끼거나 귓속말을 주고받는 등 친밀한 부녀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