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법 간부들, 일본산 ‘스즈끼’ 오토바이 선호

앵커: 북한 사법기관 간부들 사이에서 최근 일본산 ‘스즈끼’ 오토바이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의주에서는 일본산 스즈끼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안전원이 제일 쎄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직급이 있는 안전원들은 중국산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는데, 올봄부터 일본산 스즈끼 중고 오토바이가 밀수로 들어오면서 안전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오토바이는 새 상품이고 일본산 오토바이는 중고이지만 외형과 품질에서 큰 차이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의주 시장에서 중국산 오토바이 새 상품은 종류에 따라 500~1,500달러, 일본산 스즈끼 중고 오토바이는 2,500~3,000달러에 판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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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북한군 두 명이 검정색 ‘Suzuki’ 로고가 보이는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11년 9월, 북한군 두 명이 검정색 ‘Suzuki’ 로고가 보이는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11년 9월, 북한군 두 명이 검정색 ‘Suzuki’ 로고가 보이는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Reuters)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입되는 오토바이는 중국 내수용과 달리 원가를 낮춰 제조하기 때문에 산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잔 고장이 잦지만, 일본산 중고 오토바이는 몇 년을 타고 다녀도 고장이 없어 인기가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안전부 간부들이 중국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 고장이 나면 오토바이 수리소까지 (직접) 끌고 가는 모습이 망신”이라며 “일본산 스즈끼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 (그럴 필요가 없어) 위상이 오르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요즘 은산군에서는 일본산 스즈끼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남자들이 드물게 나타나고 있다”며 “대부분 안전부나 검찰소 간부들”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산 오토바이 주문하는 사법 간부들

소식통은 “사법 간부들 속에서 능력이 없는 간부들은 중국산 오토바이도 없어 걸어 다닌다”며 “사법 간부들의 능력은 큰 장사꾼을 단속하거나 뒷배를 봐주며 뇌물을 받아내는 정도로 평가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불법 뇌물로 돈이 많은 사법 간부들이 ‘스즈끼’ 오토바이를 선호하는 이유는비포장 도로를 종일 달려도 고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은산군 장마당에는 지금 스즈끼 오토바이 현품(재고)이 없다”며 “신의주에서 중국 밀수로 들어오는 수량이 적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일부 사법 간부들은 무역회사 간부에게 직접 일본산 오토바이를 주문하기도한다”면서 “무역 간부들은 중국에서 일본산 중고 오토바이를 사들여 국가 자재를 실은 밀선을 통해 (북한으로) 들여와 사법 간부들에게 팔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