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살림집 창고 지붕서 땅콩 재배

앵커: 생계를 고민하는 북한 주민들이 최근 살림집 창고 지붕에 흙을 깔고 땅콩을 재배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은산에서는 단층집 창고 지붕이 땅콩 밭으로 변하고 있다”며 “돈벌이 상품으로 땅콩이 뜨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살림집 텃밭 고랑에는 가족이 당장 먹을 시금치와 감자를 심고 이랑에는 7월부터 식량 보탬이 가능한 강냉이를 심지만, 창고 지붕에는 가을에 수확해 장마당에 판매할 땅콩을 심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륙에서는 4월 말부터 5월 중순에 땅콩을 심으면 9월~10월에 수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살림집 창고 지붕은 경사가 크게 없어 스레트를 벗기고 흙을 깔면 밭이 된다”며 “살림집 창고 지붕 면적은 보통 4~10평 정도”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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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땅콩 재배에 맞춤한 흙은 모래성분이 많아야 하므로 주민들은 새벽부터 강가에서 모래를 퍼 올리고 손수레로 날라다 텃밭의 흙과 절반 섞은 후, 창고 지붕 위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창고 지붕 위에 흙을 까는 작업이 끝나면, 인분가루를 골고루 뿌린 후 24시간 땅을 삭혔다가 땅콩을 심는다”며 “땅콩 종자는 장마당에 가면 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6년 7월, 한 남성이 평양의 한 아파트 건물 발코니에서 식물을 가꾸고 있다.
2016년 7월, 한 남성이 평양의 한 아파트 건물 발코니에서 식물을 가꾸고 있다. 2016년 7월, 한 남성이 평양의 한 아파트 건물 발코니에서 식물을 가꾸고 있다. (AFP)

땅콩 죽으로 영양 보충하는 북 주민들

같은 날 황해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사리원에서는 최근 아파트 사람들도 베란다에 흙을 깔고 땅콩을 심거나, 창고 지붕 위에도 흙을 깔고 땅콩을 심는 바람이 불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같은 (땅)면적에 고추나 오이를 심는 것보다 땅콩을 심어 재배해 장마당에 팔면 수익이 크다고 알려지며 단층집은 물론 아파트 사람들도 땅콩 재배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땅콩은 평양을 비롯한 지방도시 식당에서 요리 재료와 맥주 안주로 수요가 많다”며 “중국산 땅콩보다 국산 땅콩이 맛있어 가격도 비싸 주민들이 재배하는 땅콩은 국산”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길거리 매대에서도 땅콩은 단백질 간식이어서 엄마가 자녀에게 사주거나 일부 사람들은 땅콩을 갈아 죽을 쑤어 먹으며 영양 보충을 하고 있어 땅콩 수요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