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침투 무인기, 한국 무인기와 매우 유사”

앵커: 한국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해 북한이 평양에 침투했다며 공개한 무인기와 한국군 드론작전사령부가 사용하는 무인기 형상이 매우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방위사업청 산하 연구기관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최근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북 전단 무인기 비교분석’ 자료에서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 침투했다며 공개한 한국 무인기가 한국군 드론작전사령부의 무인기 형상과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부승찬 의원실이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공유한 분석자료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는 좌우 수직꼬리날개 부근의 구동면 위치, 중앙의 데이터링크 안테나 위치가 동일하다며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한국군 무인기의 전체 형상이 매우 유사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국방과학연구소는 무인기 후미에 위치한 엔진부 형상을 비교했을 때 엔진 배기구, 냉각용 배관(냉각덕트) 등 작동기 구성이 동일하며 부품들의 위치도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국방과학연구소는 동체 하부에 일부 다른 부분이 관찰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매체가 한국 무인기라며 공개한 무인기는 기체를 보호하기 위해 무인기 하단에 부착된 폼의 위치가 한국군의 설계와 다르며, 후방 동체 밑 부분에 부품이 추가로 장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국방과학연구소는 북한 매체가 지난해 10월 주장한 한국 무인기 비행경로, 즉 백령도에서 출발해 초도, 남포시를 거쳐 평양으로 향하는 비행 역시 한국군 드론작전사령부 무인기로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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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6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제75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 등장한 한국군 무인기의 모습.
2023년 9월 26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제75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 등장한 한국군 무인기의 모습. 2023년 9월 26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제75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 등장한 한국군 무인기의 모습. (연합)

북한 매체가 공개한 무인기 형상과 한국군 드론작전사령부의 무인기 형상이 유사하다는 지적은 이전에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지난해 10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 매체가 공개한 무인기의 모습이 과거 2023년 9월 한국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서 모습을 드러낸 무인기 중 하나와 매우 닮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박 대표는 한국 민간에서 평양으로 무인기를 보낸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민간에서 사용하는 무인기 대부분은 북한 매체가 공개한 무인기와는 다른 프로펠러형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표는 또 무인기는 풍선에 비해 비용은 많이 들면서 정작 전단을 많이 못 싣기 때문에 좋은 살포 방안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북한의 평양에서 지금 이야기하는 그 드론은요, 일정한 활주로도 있어야 되고 우리가 이제 군단급에서 사용하고 있거든요. 국군의 날에 퍼레이드 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군 트럭에 싣고 나왔어요.

한편 북한은 지난해 10월 11일 한국이 보낸 무인기가 3일, 9일, 10일 심야시간에 평양에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같은 달 12일 담화를 통해 또다시 한국 무인기가 북한의 영공을 침범할 때는 “강력하게 대응 보복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사실여부 확인불가’ 입장 고수

이에 한국 국방부는 즉각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고, 한국이 무인기를 보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군이 무인기를 평양에 보냈는지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국방부의 입장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