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한국 대선 결과 보도 예측 어려워”

앵커: 오는 3일 한국의 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이에 대해 어떤 방식의 보도를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 이와 관련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 등을 보도했던 북한 관영매체가 한국의 21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2일 기자 설명회에서 북한이 이번 대선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이 전혀 없다며 이는 지난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데 따른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북한이 그동안 대선과 관련해서 공식적인 언급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것은 2023년 말에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하고 다방면에서 통일을 지우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이 배경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21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보도할지에 대해서도 예측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통령 선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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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북한은 한국의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이튿날인 지난 2022년 3월 11일 특별한 논평없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과 관련한 사실관계만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의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에서 진행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의 후보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짧막한 한 문장으로 관련 소식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도 해당 내용을 6면에 게재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그동안 북한은 대통령 선거 시 공식 매체를 통해 대선 결과를 통상 3일 내에 사실관계 위주로 확인해 왔다”며 “다만 (21대) 대선의 경우 다방면에서 통일 지우기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보도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발언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발언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2024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북, ‘괴뢰 한국’ 사용 중단 방침 하달”

이런 가운데 한국 연합뉴스는 지난달 31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괴뢰 한국’이라는 용어의 사용을 중단하라는 방침을 하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괴뢰’라는 표현이 남북관계를 동족관계로 연상시키는 용어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강원도에서 발생한 공군 전투기 부품 낙하 소식을 지난 4월 22일 전한 북한 매체의 기사를 끝으로 북한 관영 매체는 한 달 이상 ‘괴뢰 한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지난 4월 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에서 ‘한국’과 ‘한국군’ 등의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과거 북한은 한국을 ‘남조선’으로 지칭하면서 비난을 할 때에는 ‘괴뢰’라는 표현을 붙여 사용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이후부터는 ‘남조선’이라는 표현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괴뢰 한국’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일종의 ‘대남 무시’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 정부에 대해 비판해야 될 상황이 오면 또 비판을 할 수도 있겠죠. ‘괴뢰’라는 표현이 아예 없어졌다고, 잘 안 쓴다고 해서 그것을 어떤 정치적 메시지가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서 ‘괴뢰 한국’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된 북한의 의도 등에 대해서는 특별히 확인할 사항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