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체포와 미국 압송 놀랍다”…북 주민들 충격

앵커: 베네수엘라 철권 통치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전격적인 체포 작전 소식을 접한 일부 북한 주민들은 ‘충격적’이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1974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은 베네수엘라는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 잘 알려진 나라는 아닙니다. 북한과 멀리 떨어져 있고 정치 경제적 교류도 별로 없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베네수엘라를 남미에서 미국에 당당히 맞서는 ‘반미 전선에 선 형제의 나라’로 선전해왔습니다.

이달 초 미군 특수부대가 테러와 마약밀매 혐의로 기소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수도 카라카스에서 전격 체포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소식이 북한에 서서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0일 “요즘 국제정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베네수엘라에 대해 몹시 궁금해 한다”며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신문, 방송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군사작전을 벌여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김정은과 북한 간부들 속 편하지 않을듯”

소식통은 “지난 주 무역 일로 중국 단동에 갔다가 대방(거래 상대)한테서 베네수엘라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미국이 깜짝 군사작전을 벌여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소식을 들으면서 ‘베네수엘라 인민들이 마두로의 장기 통치에서 해방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같이 있던 다른 무역 일군은 ‘미국과 맞서서 좋을 게 없다’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김정은을 비롯한 간부들의 속이 편할 것 같지 않다”며 “대통령이던 마두로가 순간에 범죄자로 체포된 것처럼 (북한) 정세가 변하면 자기들의 처지도 뒤바뀔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간부나 생활이 괜찮은 사람들은 국제 정세에 관심이 많다”며 “마두로가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주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People celebrate following a U.S. strike on Venezuela, where President Nicolas Maduro and his wife, Cilia Flores, were captured, in Buenos Aires, Argentina, January 3, 2026. REUTERS/Mariana Nedelcu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을 기뻐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베네수엘라 사람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Mariana Nedelcu/Reuters)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9일, 마두로 체포에 대해 “처음 듣는다”며 “(주민들이 접하는) 신문 방송에는 마두로 체포와 관련한 직접적인 내용이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와 압송 관련 설명을 듣고는 “미국의 힘이 과연 그 정도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대통령 감투를 쓴 통치자도 과감히 제거하는 미국의 배짱과 능력이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라고 으스대던 마두로가 체포돼 미국에서 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북한 주민들은) 누구나 충격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무가베 대통령 사례처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소식도 단속할 것”

이런 가운데 자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18일, 이번 마두로 대통령의 미국 압송 소식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짐바브웨 무가베 대통령의 과거 사례처럼 주민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당국이 단속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2017년 무가베 대통령 퇴출 당시 당국은 “국가보위부를 동원해 관련 소식이 주민들 사이에서 퍼지는 것을 차단했다”면서 “이번 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해 김정은 정권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일단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서지 못하도록 핵능력 고도화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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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화여대 박원곤 북한학과 교수는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베네수엘라와 북한의 상황은 다른 점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원곤 교수: 북한은 일단 핵을 가지고 있는 핵보유국이고 (수령1인 체제인) 북한은 베네수엘라와는 다르게 대체 세력이 없습니다. 또 사활적 이익이 걸린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이번 사례로 막강한 군사행동에 실제 나서는 것을 재차 목격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화 요구를 쉽게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미북 간 핵 협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습니다.

박원곤 교수: 앞으로 미북 간 정상회담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김정은 위원장도 제재 해제를 위해 미국과의 협상을 필요로 한다고 봅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이달 초 일반 주민이 접할 수 없는 대외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외무성 대변인을 내세워 대담 형식으로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미국이 “가장 엄중한 형태의 주권침해”를 했다며 비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특별한 것”이라기보다는 “사안별로 반미연대 차원에서 미국의 행보를 비난해 온 것의 연장선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