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시선은 이제 한반도로 쏠리고 있습니다. 미 국가정보국(DNI) 북한담당관을 지낸 시드 사일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북한의 속내가 매우 복잡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고문은 이번 이란 타격이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일러 고문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결코 ‘고립주의자’가 아니”며,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압도적인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이란 사태가 증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거와 같은 ‘무의미한 대화’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아래는 사일러 고문과의 주요 인터뷰 내용입니다.
[전체 스크립트]
기자: 북한이 이란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사일러: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에 북한으로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김정은이 대화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거나, 비핵화가 당장 가능하지 않더라도 한반도 평화 진전을 위한 어떤 전망이 보일 때 말이죠. 그런 면에서 대통령은 실용적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남한이나 미국과 대화하기를 완전히 거부하는 김정은의 태도를 볼 때, 가까운 미래에 의미 있는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 낙관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기자: 현재 북한이 이란의 상황에서 배우고 있는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일까요?
사일러: 가장 큰 교훈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립주의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이라고 생각하면 이를 추구하는 데 있어 무력 사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많은 이들이 “김정은은 이란 상황을 보며 핵무기가 왜 필요한지 다시 한번 절감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핵 위협을 통해 외부의 영향력을 차단할 수 있다고 믿을 테니까요. 하지만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하려 한다면, 대통령이 매우 강력한 협상 포지션을 구축하고 이를 관철하려는 확고한 의지가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즉, 대화에는 열려 있지만 결코 ‘무의미한 대화’는 하지 않으며, 미국의 강력한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대화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정은이 지금 이란 사태를 보며 처리하고 있을 생각들입니다. 이란 공격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절제되어 있는 이유도, 나중에 미국과 대화할 때 트럼프라는 아주 단호한 협상가를 마주해야 한다는 점을 의식해 조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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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란도 미국과 핵 협상을 했지만, 결국 결렬되었고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북한이 대화에 나서는 데 더 신중해질까요?
사일러: 이란과의 협상은 불과 몇 달짜리가 아니라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긴 과정이었습니다. 수년 동안 우리는 똑같은 주장, 비난, 회피, 그리고 핵 능력과 의도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를 봐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조치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두지 않겠다는 수년간의 관여 끝에 나온 계산된 행동입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클린턴, 부시, 오바마, 트럼프 1기, 바이든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30년 이상의 노력이 쌓인 결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역사적 맥락 속에서 무엇이 가능한지, 신뢰할 만한 협상은 어떤 모습인지, 북한이 의무를 다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기자: 북한과 이란은 군사적으로나 반미 노선에서 매우 가깝습니다. 이번 사태로 두 나라가 더 밀착될까요?
사일러: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이란과 너무 가까워지는 것에서 오히려 위험을 느낄 것입니다. 과거에 무기 거래나 미사일 협력이 있었지만, 두 나라는 외교적·이념적으로 진정한 파트너는 아닙니다. 단순히 미국 주도의 질서를 싫어한다는 공통점만으로는 이념적 동반자가 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현재 이란의 처지를 보면 중국도, 러시아도 이란을 구하러 오지 않습니다. 미국의 단호한 입장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북한이 지금 이란과 지나치게 밀착할 유인은 별로 없습니다.
기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사일러 고문님.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