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에 ‘간부 비리’ 신소 독려

앵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간부 비리와 생활상 불이익에 대한 신소 청원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생활고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권모술수라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당국이 주민들에게 간부들의 부정부패 행위와 생활상 불이익에 대해 적극적으로 신소(민원) 청원을 제기하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주 아침 조회 때 당의 의도를 거역하는 간부들의 부패 행위와 생활에서 겪는 불이익에 대해 신소 청원을 제기하라는 내용이 포치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당비서가 신소 청원은 공민의 권리이고 민심의 반영이라고 했다”며 “당은 인민의 목소리를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장군님의 정치는 인민 사랑의 정치라는 점도 강조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신소 청원법 내용도 일부 소개되었는데 신소가 자기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거나 회복 요구를 위해 하는 것이고 청원은 간부들의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신소 청원의 의미를 이날 처음 알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해서 소식통은 “점점 살기 어려워지면서 신소하는 사람이 꽤 있는 것으로 알지만 신소를 해서 문제를 해결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1998년 신소 청원법을 처음 제정했고 현재 각 지방 당기관과 행정기관에 자필로 쓴 신소 청원 내용이 담긴 용지를 넣는 신소함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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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우리도 신소 청원을 장려하는 해설 담화를 들었다”며 “본질은 간부들의 부정부패 행위를 고발하라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신소하면 해결이 아니라 보복 걱정?

소식통은 “요즘 간부들 누구나 권한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지만 나라면 절대 신소하지 않겠다”며 “신소했다가 보복을 당하거나 피해를 보는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몇 년 전 내 중학교 동창이 보위부에서 당한 억울한 사연에 대해 신소했는데 공정한 처리는커녕 본인뿐 아니라 온 가족이 보복을 당했다”며 “부정 신소자로 낙인돼 직장도 얻지 못한 동창생은 몇 달 간 가슴앓이를 하다가 죽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국이 신소 청원 비밀을 철저히 보장한다고 하지만 신소 청원을 하려면 이름, 직장 직위, 사는 곳 등을 밝혀야 하는데 이 자체가 보복당할 수 있는 전제가 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계속해서 그는 “신소 처리를 담당하는 부서인 신소과가 군당에 있는데 통하는 간부들끼리 서로 싸고돈다”며 “간부를 신소하면 당할 보복이나 피해를 감수하고 신소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몇몇 간부들을 파렴치범으로 몰아 흐려진 민심을 수습하려 하는 것 같다”며 “당국의 바람처럼 정책은 좋은데 중간 간부들이 일을 잘 하지 못해 나라가 이 모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다 그렇진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