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파견’ 북 여성 노동자들, 부녀절에도 기계처럼 일만…

앵커: 북한 내부에서는 3.8 국제부녀절을 맞아 각종 경축 행사가 진행됐지만, 중국에 파견된 북한 여성 노동자들은 그 날에도 기계처럼 일만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8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8 국제부녀절(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국의 여성들을 축하하며 ‘항상 사랑하고 존경하여마지 않는 전체 우리 조선여성들에게 3.8절을 맞으며 가장 따뜻한 정을 담아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요녕성 단둥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 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8일 “오늘이 3.8 부녀절이지만 북조선 여성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생산을 계속했다”면서 “여성의 명절에도 14시간 이상 똑같은 일을 기계처럼 반복하는 여성들이 참으로 불쌍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파견 노동자들 속에는 갓 결혼을 하고 30대 초반에 파견된 여성들도 있다”면서 “이 여성들은 해산후 돌이 갓 지난 자식을 남편에게 맡기고 파견되었거나, 3살짜리 딸에게 곧 돌아오마고 약속하고 떠난 여성 노동자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3년 계약이 만료되면서 새 노력(노동력)으로 교체될 줄 알았던 여성들은 코로나가 발생하여 귀국길이 막혔었다”면서 “그렇게 코로나 기간 참고 버텼으나 당에서 여권 교환을 단행하며 체류기한을 5년 더 연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단둥 의류공장 여성들은 코로나 이전에 파견되어 8년~ 10년 이상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새 노력으로 교체하면 한동안 생산성이 떨어지고 외화벌이에도 지장이 될 것이기에 회사로서는 대대적인 교체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3.8 국제부녀절이어도 여성들은 휴식이 없이 강도 높은 노동에 내몰리고 있어 함께 일히는 중국인들도 너무하다는 반응을 보인다”면서 “여성들에게 명절용으로 고작 식사로 돼지고기국이나 제공하고는 강도 높은 노동에 계속 내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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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국 길림성 연길시의 또 다른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9일 “어제 3.8 국제부녀절임에도 북조선 여성노동자들은 쉬지 못했다”면서 “작년에는 반나절이나마 축하 공연 행사를 하며 쉬었는데 올해는 아침 7시에 작업을 시작해 밤 11시까지 야간작업을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14시간 노동, 집에 가지 못 하는 여성 노동자의 인권은?

소식통은 “일부 북조선 여성 노동자들은 가족과 헤어진 지 10년이 넘도록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회사에서 인원을 관리하는 조직책임자들이나 기능공들은 갓 고급중학교를 졸업한 여성 노동자들을 인솔하여 30대에 파견된 후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조선에서 3.8국제부녀절은 ‘혁명의 한쪽 수레바퀴를 책임졌다는 의미의 여성의 명절”이라면서 “하지만 중국에 파견된 여성 노동자들은 장기간 집으로 가지 못하고 고향의 부모와 자식을 생각하며 눈물로 명절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측 회사가 3.8 국제부녀절이라며 여성들에게 고깃국과 닭알(계란) 등의 식사를 제공했다”면서 “평소 밥과 국, 김치만 제공하더니 3.8 국제부녀절이라고 고깃국울 제공하는 것으로 그나마의 명절 분위기를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같이 일하는 한 북조선 여성은 5살 아들에게 곧 돌아오마고 약속했지만 고급중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여기에 있다”면서 “이제는 아들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다른 여성 노동자는 울며 매달리는 3살짜리 딸을 겨우 떼어놓으며 눈물로 헤어졌지만 코로나가 끝나고도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면서 “소환지시가 없이 스스로 귀국을 요청하면 혁명과업수행의 태만죄로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탈북하기 전 북한 경제관료였던 김태산 씨는 북한에서 최고의 인권 유린 대상은 여성들이라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김태산 전 해외파견 북한회사 사장: 저도 북한 여성노동자들을 많이 데리고 나가서 일을 시켰는데 조선노동자들에게만은 3.8절이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외국의 여성들이 ‘너희는 3.8부녀절을 모르느냐?’하고 물으면 ‘우리도 안다’하고 답은 하는 데 ‘그러면 너희는 왜 3.8절에 일을 하느냐’고 물었고 그러면 ‘우리는 3.8부녀절을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자는 구호에 의해서 할 뿐이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 조선-체코신발기술회사 사장으로 체코에 체류하기도 했던 김 씨는 당시 자신도 북한 여성 노동자들을 3.8절에 쉬지 못하게 한 게 한으로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김태산 전 해외파견 북한회사 사장: 북한에는 ‘여성은 꽃이라네’라는 노래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위선적인 방패막일 뿐이고 진짜 여성들에 대한 아무런 혜택도 없는 나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