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각 지방에 지난 2월 조업한 삼광축산농장을 본보기로 현대적 축산 기지를 새로 꾸리는 문제가 논의되면서 주민은 물론 지역 간부들도 자기 지역에 축산 기지가 들어서는 걸 꺼려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삼광축산농장은 평안북도 운산군에 위치한 도농촌경리위원회 소속 농장으로 지난 2월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 하에 조업식이 진행됐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도에서 삼광축산농장 같은 현대적인 새 축산 기지를 꾸리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며 “아직 대상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시, 군 간부들이 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월 말 전국의 시, 군당 책임비서와 인민위원장들이 삼광축산농장을 참관했다”며 “이후 삼광축산농장을 표본으로 지방에도 현대적인 축산 기지를 꾸리라는 지시가 포치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각종 축산 관련 시설뿐 아니라 주택, 학교, 병원, 회관, 상점 등 리 전체가 이상적인 모습으로 변모된 삼광축산농장 건설을 평안북도가 아닌 중앙당 재정경리부가 직접 맡아 진행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축산 농장’은 식은 죽 먹기, ‘축산 기지’는?
그는 “국가가 축산 농장 하나 만드는 건 식은 죽 먹기지만 지방이 자체로 축산 기지를 꾸리는 건 쉽지 않다”며 “지방발전 20x10정책에서 중요한 지방공업공장 건설, 농촌주택 건설을 진행하는 것도 힘든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 군 간부들이 자기 지역이 새 축산 농장 대상지로 지정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며 “주민뿐 아니라 간부들도 많이 지쳐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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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나선시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당국은 삼광축산농장을 ’사회주의 농촌 건설과 축산업 발전의 본보기’라 칭하지만 주민들은 이에 무관심한 반응”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삼광축산농장을 본보기로 각 지방에 현대적 축산 기지를 자체로 꾸리라고 한다”며 “10년 전에도 전국을 달달 볶아 큰 규모의 풀판과 축산 기지를 꾸렸으나 지금까지 그 덕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원도 세포군, 평강군, 이천군을 포괄하는 5만여 정보 면적의 ‘세포지구 축산 기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기로 2012년 착공해 5년만인 2017년 완공됐습니다.
그는 “세포지구 축산 기지가 통합생산체계와 수의방역체계를 갖췄다고 하지만 가축 전염병이 심한 데다 사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성능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도 당국은 새 축산 기지가 꾸려지면 각종 고기 제품과 젖 가공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선전하지만 이런 선전을 한두 해 들은 게 아니”라며 “새 축산 기지 건설로 노력 동원, 지원물자 등 들볶일 걱정만 앞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간부들도 걱정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주는 건 하나도 없이 하라는 과제만 가득한데 이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면 당에 대한 충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리를 내놔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