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비인도적 무기로 비판받는 ‘집속탄두’를 실어 날리는 실험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미일 외교당국은 북한에 미사일 도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9일 관영매체를 통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에 산포전투부, 즉 ‘집속탄두’를 탑재해 발사하는 실험을 했다고 밝힌 북한.
이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과 미사일 총국은 6~8일 사흘 동안 진행한 실험을 통해 축구장 10개 정도 면적인 약 2만 평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위력의 집속탄두를 날렸습니다.
탄두 안에 수많은 새끼 폭탄, 즉 자탄이 들어 있어 폭발과 동시에 사방으로 확산하는 ‘집속탄’은 넓은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는 것이 특징으로, 민간과 군을 가리지 않는 살상력 때문에 비인도적 무기로 비판받습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의 말입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활주로나 항공기지, 항만, 탄약이나 연료 저장시설, 병력 집결지처럼 면적이 넓고 주요 자산이 밀집된 표적에 특히 효과적입니다. 특정 시설 하나를 파괴하는 것 보다는 주요 전략 기지 전체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기 체계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쓰지 않고도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변칙기동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다탄두 기술, 탄소섬유 적용 등을 시험해 온 것의 연장선에서 이번 실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핵을 사용하기 전 단계에서 먼저 상대 공군력과 후방 지원체계를 흔들고 전쟁 초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한미 양국 핵심 군사거점을 개전 초기 광역 마비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발신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2년 11월에도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응해 집속탄두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전날인 8일 북한이 오전 9시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쏜데 이어 오후에도 한 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일 3국 외교당국은 이날 전화 협의를 통해 북한에 미사일 도발 행위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박일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박일 한국 외교부 대변인: 백용진 외교부 한반도정책국장과 데이비드 와일레즐 미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 오츠카 켄고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이 유선 협의를 갖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들은 북한 탄도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 행위라며 이를 중단할 것을 주문하는 한편, 관련한 협력을 이어 가기로 했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이날 방일 중인 리처드 말스 호주(오스트랄리아)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을 만나 북한 미사일이 변칙 궤도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고, 말스 장관도 이번 발사가 인도·태평양 지역 내 국가들이 이런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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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방한…북핵·핵잠 등 논의
이런 가운데 한국 외교부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오는 14일 이틀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그로시 사무총장은 조현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북한 핵 문제, 이란 핵 문제를 포함한 중동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그로시 사무총장 방한을 계기로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국의 ‘잠재적 핵능력 확보’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IAEA와의 협의를 통해 한국이 핵무장 의지가 없으며 핵연료는 평화적 이용에만 국한된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입니다.
조 장관은 지난달 9일 그로시 사무총장과 통화하면서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고 있으며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해온 국가”라며 “향후 핵추진잠수함 도입 과정에서 IAEA와 투명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