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땅찾기’에 동원된 북 주민들 “농경지 파괴 장본인은 당국”

앵커: 식량난에 처한 북한 주민들이 당국의 조치로 농경지가 파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지방 공장과 농촌 주택이 농경지를 침범해 건설되기 때문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9일 “지난 한 달 동안 농민들이 ‘새땅찾기’에 내몰렸다”며 “당국이 경지면적을 늘이는데 먹는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있다고 선전하지만 농민들은 이를 믿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새땅찾기’는 부족한 식량 해결을 위해 농사 지을 한 뙈기의 땅이라도 새로 찾아내는 것이라며 “한달 내내 농민들이 구불구불한 도로, 물길, 논두렁 등을 정리하고 밭 가운에 있는 돌무지를 없애고 웅덩이를 메우는 등 힘든 일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야단법석 했어도 정작 찾아낸 새 땅은 몇 십 평에 불과한데 온 농장이 총동원된 데 비하면 성과가 너무 적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새땅찾기’에 동원된 농민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애써 새 땅을 찾은 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며 “찾아내는 땅에 비해 없어지는 농경지가 너무 많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새땅찾기’로 식량 생산량 늘릴 수 없어

올해 평안북도에서 지방발전 대상지로 선정된 선천군은 물론, 지난 2년간 구성, 운산, 대관 등 도내 여러 지역에 건설된 공업 공장 부지가 모두 농사를 짓던 농경지였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는 “현재 도에서 공업 공장이 건설되었거나 공사 중인 지역이 7개인데 한 지역에서 공장 건설로 없어지는 농경지가 적어도 2~3정보(헥타르)되는데 이를 다 합치면 14~15정보 이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아무리 ‘새땅찾기’를 해도 이렇게 없어지는 많은 농경지를 대신할 땅을 찾지 못한다”며 “앞으로도 공장 건설이 계속 진행되는 만큼 농경지는 계속 줄어들 것이고 결국 알곡 생산량도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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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천군 지역산업공장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북한 당국은 2024년 '지방발전 20x10 정책' 발표하며10년 동안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지방발전 20x10 정책' 성천군 공장 준공식 2024년 12월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천군 지역산업공장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북한 당국은 2024년 '지방발전 20x10 정책' 발표하며10년 동안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STR/AFP)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공업 공장은 물론이고 농촌 주택도 다 농경지에 건설되는데 이로 인한 농경지 피해가 만만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농촌주택 건설이 이미 있는 낡은 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 주택을 짓는 게 아니라 농경지에 건설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농민들을 한지에 나앉게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새 집이 완공돼 농민들이 입사하면 낡은 주택이 있던 자리를 농경지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되는데 이는 농장 몫”이라며 “일년 동안 온 농장이 달라붙어 애를 써도 그 땅을 농사지을 수 있게 만드는게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농장에 굴착기 같은 기계가 없어 벽체를 허물고 땅속 기초를 드러내고 하는 일을 다 사람이 해야 하는 되는데다, 정리가 다 끝났다 해도 시멘트 같은 알카리 성분이 많아 농사가 잘 안된다는 겁니다.

그는 “지방공업공장도 돌아가지 못해 서있는 낡은 공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지으면 좋겠지만 왜인지 시내에서 가까운 제일 좋은 농경지에 짓는다”며 “멋있게 보이려고 한 곳에 공장 3개를 모아 짓다 보니 농경지가 너무 침해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계속해서 소식통은 “농경지를 못쓰게 만드는 장본인은 바로 당국”이라며 “지방 공장 건설, 농촌 주택 건설 등으로 파괴되거나 소실되는 농경지가 방대한 데 ‘새땅찾기’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