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후 유학생이나 실습생 신분으로 파견돼 숨어서 일해온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최근 정식 취업 비자를 받아 러시아에 입국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대북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최근 북한 노동자들이 부쩍 많이 들어오는데 이제 3년짜리 정식 취업 비자를 받아 들어온다”고 전했습니다.
2019년 12월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2397호) 효력 발생 이후 북한 노동자들은 일부 추방되거나 파견되더라도 어학연수, 기술 실습 등 1년짜리 비자로 러시아에 입국해 불법으로 일해왔는데 이제 정식 취업 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일하게 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6일 “러시아 파견 노동자들이 지난 3월부터 취업비자를 발급받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파견 노동자의 비자가 취업비자로 전환된 배경에는 러시아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러시아가 우리(북한) 노동자의 외화벌이를 제한한 유엔의 제재 결의에 대해 더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미 아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11월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15호 발사 이후 핵, 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대북 제재(2397호)를 결의했습니다.
북한 유류공급 제한, 수출입 금지품목 확대 등과 함께 각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를 24개월 내 본국으로 송환하는 노동력 수출 제한도 핵심 조항으로 포함됐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우크라이나 전쟁에 인민군 파병 이후 러시아는 노골적으로 대북제재 협력을 거부하거나 아니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왔고요. 그동안은 어쨌든 형식적으로는 2017년 12월 유엔 안보리 결의(2397호)에 본인들도 동의했기 때문 준수하는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북한인에 대한 비자발급을 4배나 증가했지만 그 중에 대부분이 교육 비자로 어쨌든 형식적으로는 유학형식으로 받아들였는데 이걸 완전히 공식적으로 거부하는 무력화하는 조치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 파견 노동자 선발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관심도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7일 “최근 러시아 파견 대상이 과거 2~30대 중심에서 50대까지로 늘어나면서 많은 주민들이 러시아 파견에 관심을 보인다”면서 “비록 일한 대가의 대부분을 당에 납부하지만 남은 생활비는 가족을 먹여 살리는 데 보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에 파견되면 월 평균 생활비로 300달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며 “여기서(북한)는 뼈 빠지게 일해도 월 1달러도 벌지 못하는데 외국에 파견되면 그래도 매달 100달러 정도는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 파견에 경쟁률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변화로 큰 이익을 얻는 건 러시아에서 3년이라는 노동자 취업 기한을 보장 받은 북한 당국입니다.
조한범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협력의 틀이 근본적인 위기에 처할 수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이번에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에 가서 북한에 대해서 2027년부터 31년까지 5년간의 북러 군사협력을 제안한 바 있거든요. 그러니까 향후 북러 협력을 노골화하면서 북한에 대한 대가 지불이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대북 제재의 틀을 완전히 파괴하면서 북한 노동자들을 받아들이겠다’, 이런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고요. 중국도 (앞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예의주시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으로 대북제재 협력의 틀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이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