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학생들, 학업 대신 낚시코 생산”

앵커: 북한 일부 지역에서 학생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학업 대신 중국 임가공 낚시코 생산에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일 “요즘 학생들이 학교 대신 낚시코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주문한 낚시코를 가공해 바치면서 식량을 마련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새로 시작된 낚시코 임가공은 중국에서 들여온 재료로 원하는 모양과 크기를 맞춰 제작하는 것”이라며 “낚시코 한 개당 가격은 내화(북한 돈) 4원 정도지만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속눈썹, 가발 그 다음은 낚시코

또 “낚시코 임가공은 그동안 가격이 비싼 가발이나 속눈썹 가공을 맡지 못했던 학생들이 주로 만들고 있다”며 “낚시코가 새로운 돈벌이 품목으로 떠오르자 학생들이 경쟁적으로 낚시코를 꿰매고 다듬는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완성된 낚시코는 ‘와크(오다)’를 받은 무역회사가 중국으로 보내고, 최종 포장을 한 뒤 여러 나라로 수출하는 것으로 안다”며 “어린 학생들의 손끝으로 만든 낚시코가 중국을 통해 세계 시장으로 팔려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창 공부할 나이에 학교에 가지 못하고 낚시코를 만들어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물 겹다”며 “10살, 11살의 어린 학생들이 굶주림 때문에 교실을 떠나 낚시코 생산에 매달려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일 “요즘 신의주 일대에서 낚시코 임가공이 성행하고 있다”며 “손재주가 빠른 어린 학생들이 하루에 수백 개가 넘게 낚시코를 만들어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 두 북한 지도자의 사진이 걸린 교실에서, 2001년 5월 3일 평양의 모란 초등학교에서 어린 남학생들이 영어 수업을 듣고 읽고 있다.
북한 학생 교실 김일성과 김정일 두 북한 지도자의 사진이 걸린 교실에서, 2001년 5월 3일 평양의 모란 초등학교에서 어린 남학생들이 영어 수업을 듣고 읽고 있다. (STEPHEN SHAVER/AFP)

그는 “새로 시작된 낚시코 임가공은 그동안 주문받은 중국 임가공 제품 중 가장 쉬운 제품으로 알려졌다”며 “눈이 밝고 손이 빠르면 아이 5-6명이 평균 하루에 쌀 1kg을 살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는 품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하지만 주민들은 낚시코를 만드는 이들이 대부분 10대 어린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에서 주문한 가발, 속눈썹, 낚시코 같은 임가공 제품을 학생들이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당국도 모르지 않는다”며 “그러나 외화에 눈이 멀어 학생들이 임가공에 내몰리는 현실을 모른 척 방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