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에서 해외노동자 파견 과정에 오랫동안 이어져 오던 뇌물 관행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 해외로 나가려고 간부들에게 뇌물을 바치던 자발적 경쟁이 현저히 줄어들었단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5일 “최근 해외파견 노동자 선발에서 관행으로 굳어졌던 뇌물 행위가 사라졌다”면서 “대신 각 회사들이 노동자의 충성심을 부각시키며 해외파견을 (나가라고) 부추기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노동자가 해외에 파견되려면 간부들에게 뇌물을 바치는 것이 관행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송환된 노동자들을 통해 고강도 노동착취와 감금형 숙식, 무임금 정도의 열악한 보수실태가 알려지면서 파견 경쟁이 줄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당자금(외화벌이) 책임부서인 노동당 39호실이 총괄하고 있습니다. 또 파견 인력 관리와 감시는 중앙당 조직지도부와 국가보위성이, 각 성(부처) 산하 무역회사는 노동자 파견 실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피 대상된 해외 파견 노동자, 뇌물까지 줄 필요 없다
소식통은 이어 “요즘은 해외에 파견되면 일생을 망치게 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해외 파견에 대한 인식이 나쁘다”면서 “노동자의 3년 계약은 현지에서 해당 회사가 조직적으로 연장하며 5년, 10년이 지나도 (북한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러한 상황에서 파견 대상으로부터 뇌물을 받기는커녕 대상자 모집자체가 어려워지자 회사들은 외화벌이의 중요성을 선전하기 시작했다”면서 “노동자의 해외파견은 곧 당자금을 위한 충성심의 발현이라며 해외파견에 나설 것을 선동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6일 “최근 중국의 우리(북한)노동자 고용수요가 느는 반면 인력을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면서 “파견 대상자의 자발적 경쟁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외국에 나가려는 노동자들이 관련 간부들을 찾아다니며 뇌물을 바쳐야 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해외에 파견되어도 삶의 질이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외파견 과정의 뇌물 관행도 사라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해외 파견의 실상이 알려지고 해외에 가려는 대상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에서 새로운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중앙의 외화벌이 과제압박과 중국내 우리(북한)노동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중국 측은 파견 인력이 모집될 때 일회성으로 북한 노동자 1인당 1,500달러의 비용을 지불하는 방안까지 새롭게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해외 파견의 자발적 참여가 줄어든 근본 원인은 해외 노동현장의 열악한 환경과 감금형 숙식환경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간부 출신 탈북민 박형철 씨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노동력 수출을 통한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간부 출신 박형철: 최근 북한의 해외파견 대상의 선발 난항은 북한의 외화벌이 전략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중국 회사가 북한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 평가하여 선발 비용까지 제안한 것은 해외 파견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결국 북한의 해외 파견은 ‘충성 경쟁’에서 ‘강제적 설득과 선불금 의존’으로 변질되었으며, 이는 북한 외화벌이 정책이 점점 더 경직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