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의주, 달라진 야경… ‘불야성’ 연출

북중 국경 지역 도시인 평안북도 신의주가 암흑이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밤부터 아침까지 불을 밝히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지난 6월 초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신의주의 모습은 완전히 딴 세상이었습니다.

“요즘 신의주 야간 풍경은 이전과 딴 세상”

“과거 10년 전만 해도 자정이 되면 자동차 운행이 중단되고 불빛이 잘 안 보였습니다. 그런데 신의주는 북한 최대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했기 때문에 불빛이 굉장히 밝은 상황입니다.”

지난 6월 초, 중국 단둥을 방문했던 박종철 한국 경상국립대학교 교수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북중 국경의 야경 모습입니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포함해 북중 국경의 주요 지역을 직접 살펴본 박 교수는 6개월 전, 일 년 전에도 같은 변화를 체감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요즘 신의주에 밤부터 아침까지 불이 켜진 아파트와 공장들이 보이고, 심지어 시골에도 불을 밝힌 마을이 많다며 신의주가 확연히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박 교수는 북한에 개인 승용차를 비롯해 건설 차량, 트럭, 버스, 택시 등이 많이 반입됐기 때문에 국경 지역에 차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신의주와 평양을 잇는 1번 국도에 가로등이 밝게 빛나고, 전조등을 켠 채 달리는 차들의 행렬도 목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RFA가 2019년 중국 단둥에서 신의주 지역을 직접 촬영한 야간 사진과 비교하면, 당시에는 불빛이 전혀 감지되지 않은 암흑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딴 세상이 됐습니다.

신의주에서 남신의주를 거쳐 평양까지 연결되는 1번 국도의 야간 풍경. 가로등이 켜진 도로 위에 전조등을 켜고 달리는 자동차들이 보인다. 박종철 교수 제공
China-North-Korea-light-night-5 신의주에서 남신의주를 거쳐 평양까지 연결되는 1번 국도의 야간 풍경. 가로등이 켜진 도로 위에 전조등을 켜고 달리는 자동차들이 보인다. 박종철 교수 제공 (RFA)

이는 야간조도 영상에서도 확인됩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해양대기청(NOAA)이 공동 운용하는 Suomi NPP위성이 지난 6월 10일 오전 1시 30분에 촬영한 야간 위성 영상에도 신의주 시내와 위화도 지역에서 밝은 불빛이 포착됐습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위원은 24일 “이전에 암흑이었던 위화도의 상단리와 하단리 일대에서 밝은 빛이 감지되는데, 이는 신의주온실농장에서 식물 생장 촉진과 수확량 증대를 위해 야간 조명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신의주에는 2019년에 착공한 태양광·풍력 복합 발전소가 확인되는데, 약 1천 300미터 길이의 태양광 패널이 길게 뻗어 있습니다. 그 옆에는 소형 풍력 발전기도 설치됐는데, 북한 관영 매체는 이 발전소가 1천 킬로와트(k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는 최대 발전량 기준으로 선진국에서 약 1천~1천5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Suomi NPP위성이 지난 6월 10일 오전 1시 30분에 촬영한 야간 위성 영상(VIIRS DNB)에도 북한 신의주와 위화도 지역에서 밝은 빛이 감지되고 있다. 정성학 연구위원 제공
China-North-Korea-light-night-2 Suomi NPP위성이 지난 6월 10일 오전 1시 30분에 촬영한 야간 위성 영상에도 북한 신의주 시내와 위화도 지역에서 밝은 빛이 감지되고 있다. 정성학 연구위원 제공 (RFA)

태양광 패널, 에어컨 실외기도 증가

북한은 수십 년째 만성적인 전력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경 지역 도시들은 그동안 수력 발전에 크게 의존했지만, 노후화된 설비로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 정전은 늘 일상이며, 특히 농촌 지역은 며칠씩 전기가 끊기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은이 한국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근 국경 지역에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는 도시가 증가하고 있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정 실장은 15년 넘게 북중 국경 지역을 살펴본 결과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 자강도 만포 등 주요 국경 도시의 공장, 기업소, 군사 시설, 세관 건물 등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으며, 농촌 마을과 광산 지역, 오지 산간 마을에서도 태양광 패널이 확산한 것이 눈에 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중 국경 도시의 아파트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부쩍 늘어난 것도 확인할 수 있다고 정 실장은 덧붙였습니다.

재생에너지 개발, 국가적 역점 사업

실제 위성 사진에서도 2018년 이후 북한 전역에 걸쳐 주요 공장과 건물에 태양광 패널 설치가 가속했고, 평양과 지방 도시의 병원, 관공서, 군사 시설, 문화 시설, 호텔, 식당 등으로 태양광 패널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경제 발전과 주민 생활 수준의 향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점차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이 때문에 광범위한 태양광 패널을 보급하고, 에너지 자립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신의주에 설치된 대규모 태양광∙풍력 복합 발전소. 2019년에 착공한 이후 길이 1천 300미터, 폭 5미터 크기로 만들어졌다.
China-North-Korea-light-night-3 북한 신의주에 설치된 대규모 태양광∙풍력 복합 발전소. 2019년에 착공한 이후 길이 1천 300미터, 폭 5미터 크기로 만들어졌다. (RFA)

북한은 2013년 8월 재생에너지법(Renewable Energy Act)을 제정한 데 이어 2016년과 2021년의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에도 재생에너지 개발을 포함했는데, 이를 뒷받침하듯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태양광 패널이 건설 중이거나 최근 준공됐습니다.

또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재생에너지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사를 계속 보도하는데, 지난 6월 19일에도 ‘경제적 실리가 대단히 큰 태양빛 발전소’란 제목의 글에서 ‘풍력과 조수력, 생물질과 태양열에 의한 전력 생산을 늘리며, 이용 범위를 계속 확대해야 한다”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같은 변화에도 그 혜택이 모든 지역에 고르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정 실장은 지적했습니다.

정 실장은 신의주를 비롯해 일부 국경 도시의 불빛이 밝아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북한의 많은 지역은 전기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지역 간 격차가 더욱 심화하진 않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