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크라 외교장관 “북 포로 건설적 논의”

앵커: 한국과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서울에서 만났습니다. 양 장관은 우크라이나 군에 붙잡힌 북한 군 포로 송환 문제에 대한 건설적인 의견을 나눴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30일 서울 한국 외교부 청사에서 만난 조현 외교장관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

양측은 러시아를 위해 쿠르스크 지역 전장에 투입됐다가 우크라이나 군에 붙잡힌 북한 군 포로 두 명에 대한 송환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박일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박일 한국 외교부 대변인: 북한군 포로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국 외교 수장은 동 사안이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에서 건설적인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북한 군 포로가 한국행을 원하고 있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며 “만약 한국행이 결정될 경우 향후 절차에 대해선 한국 법과 관련된 사안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북한 군 포로 문제의 진전과 해결을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국은 지난 3월에도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북한 군 포로 문제를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포로들을 그 의사에 반해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 포로 처분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아직 송환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는 정부가 “그 동안 에너지와 기반시설, 보건,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고 인도적 위기 해소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 왔다”며 이 같은 지원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비하 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에 비무장지대(DMZ)를 찾아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북한·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습니다.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DMZ에 서 있으니 세계 안보가 직접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매우 분명해진다”며 “평양과 모스크바의 위험한 행동 때문에 이 역사적인 곳은 이제 우크라이나 전선과도 물리적으로 연결됐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 북한을 개입시키고 평양 정권에 힘을 실어 한반도에 불안정성을 수출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안보 수출과 경험 공유 등 상호 호혜적인 안보 협력을 제안했습니다.

시비하 장관은 기업인 행사에도 참석해 우크라이나 무인기 기술을 적용한 첨단 농업과 방산 협력 등 양국 경제협력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한국, ‘북 철광석불법 선적’ 홍콩 선박 독자제재

“북, 중국에 석탄·철광석밀수출 지속”


“북 상업선 활동, 코로나 이후 5배 급증”

이런 가운데 코로나 사태 이후 급증한 북한 상업용 선박 활동을 통해 불법 석탄 수출이 이뤄지고 있는 정황이 포착돼 발표됐습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선박 추적 및 위성사진 분석 전문기관인 영국 ‘데이터 데스크’와 협력해 30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남포와 청진, 원산, 나선, 김책 등 북한 5개 주요 항구 위성사진과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정보를 분석한 결과 길이 80m 이상 상업용 선박 탐지 건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제재를 순항하는 북한 광물" 보고서가 공개한 남포항 위성사진. 2025년 5월.
"제재를 순항하는 북한 광물" 보고서가 공개한 남포항 위성사진. 2025년 5월. "제재를 순항하는 북한 광물" 보고서가 공개한 남포항 위성사진. 2025년 5월. (북한인권시민연합 제공)

지난 2019년 7백83건에서 지난해 3천7백56건으로 7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를 보인 가운데, 선박 활동 대부분은 북한 최대 석탄 수출 항구인 남포항에서 포착됐으며 탐지 건수는 같은 기간 5백54건에서 3천 건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위성 사진으로 포착된 선박 건수와 실제 송출된 선박의 위치 정보를 비교했을 때 일치율은 14~33%에 그쳤습니다. 이지윤 북한인권시민연합 팀장의 말입니다.

이지윤 북한인권시민연합 팀장: 배들이 항해할 때 내보내야 하는 AIS 위치 정보가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들의 위치를 송신해야 할 의무가 있는 배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는 경우가 30%선에 그친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불일치 사례가 유엔 전문가단이 묘사한 제재 회피 선박의 전형적인 운항 양상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71호 이후 전면 금지된 북한의 석탄 수출이 해상에서 불법으로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대북제재 위반을 감시하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활동이 지난 2024년 종료된 뒤 제재 지정 대상 선박들의 해외 항구 기항 횟수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이지윤 북한인권시민연합 팀장: 이런 모든 변화들이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임기가 끝나면서 그것을 기점으로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감시 기구가 부재한 상황에 점차 활동이 늘어난다면, 저희가 강제 노동과 강제 실종에 연결된 수출이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제재 지정 선박이 공해상에서 보인 화물 관련 활동은 지난 11년에 걸쳐 가장 높은 수치인 91건을 기록했습니다.

남포항에서는 실질적인 소유와 운영 주체를 숨기기 위해 제3국에 등록됐던 선박 상당수가 중국 국적 선박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북한에 기항한 외국선적 가운데 중국 선적이 차지한 비중은 2015년 3.4%에서 2018년 92.9%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 북한 항구에서 기록된 32차례 외국선적 기항 중 90%가 넘는 29회가 중국 국적 선박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보고서는 “북중러 협력 강화로 북한의 제재 회피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환경이 확대되고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북한 석탄 광산 현대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 같은 체계를 떠받치는 공급과 수요가 모두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