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영상] 북한 당국, 불법녹화물 시청 군인들 처벌 장면 공개해 공포심 조성

북한 군당국이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 이른바 불순녹화물의 시청과 유포를 막고 군인들을 사상적으로 결집하기 위해 총력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단독 입수한 군인 대상 사상교양 관련 영상을 보면, 북한이 군부대에서 외부 영상물을 시청한 군인들과 종사자들을 처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북한이 군인들 사이에 퍼진 미국과 한국에 대한 동경심을 뿌리 뽑기 위해 얼마나 단속을 강화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영상은 북한 당국이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상교양 자료로 제작한 것이며, 2023년쯤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은 현재도 군부대의 사상교양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북, 한국 영상물 시청 군인 단속·처벌 장면 공개 RFA가 단독 입수한 북한군 사상교양 영상에 외부 영상물 시청과 유포 문제로 군인들이 단속되는 장면과 압수된 휴대전화 등이 등장한다. 이 영상은 2023년쯤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RFA)

영상에 나오는 토론 장면을 보면, 한 여성은 미국과 남한의 불순녹화물을 시청한 군인들을 즉결 처형할 것과 외부의 불순녹화물에 관심을 가진 누구든지 끝까지 추적하여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썩어빠진 제국주의 사상문화와 생활양식에 쩌들대로 쩌든 저자들을 즉결 처형하여 아직도 음침한 곳에서 퀴퀴한 자본주의 오물통에 코를 들이밀고 있는 자들을 줄씨(흔적이나 단서)를 따라가며 끝까지 추적하여 모조리 잡아내며 무자비한 철추를 내려 줄 것을 전체 군부대 종업원들의 이름으로 강력히 제기합니다”

이어 영상 해설자는 남한 및 미국과의 적대적인 인식을 강조하며 불순녹화물 시청을‘역적’에 비유하기도 했다.

“잠시 움츠러들었던 우리(북한) 사회의 독초, 시대의 쓰레기들이 또 모았졌습니다. 지금 핵패권을 상실한 날강도 미제와 그에 추종하는 괴뢰들과 온갖 계급적 원쑤(원수)들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제재 압살책동과 함께 썩어빠진 자본주의 및 괴뢰오물문화의 대량 전파에서 반공화국 침략의 파구(파열구)를 내보려고 그토록 지랄발광을 해대고 있는 때에 적들이 퍼뜨리는 정치적 암독소에 전이된 자들이야말로 우리의 주적들과 한 몸뚱이가 되어 날뛰는 역적의 무리, 품을 들여서라도 송두리째 드러내야 할 독버섯과 같은 존재들이 아니겠는가.”

불순녹화물 시청 개인 휴대전화 통해 이뤄져

여성 토론자와 해설자의 연설을 통해 군 부대 내에서도 남한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군인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해설자는 이런 외부 문화 전파, 이른바 불순녹화물 시청이 주로 개인 휴대전화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군 부대 안에서 일반 주민들이 쓰는 사회 휴대전화 보유는 허용되지 않는다.

“당에서는 이미 군인이라면 사회 손전화(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 데 대하여 그처럼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할대로 했건만 보십시오. 승용차 운전수를 비롯하여 개별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들이 사회 손전화기를 통해 불순녹음녹화물을 구입하고 시청, 보관, 유포시켰으니 결국 사회 손전화기가 이들을 역적의 길, 반혁명의 길로 안내하여 운명을 망친 셈이 되었습니다.

영상은 압수한 다양한 휴대전화들을 보여준 뒤 범죄자로 지명된 군인들을 공개재판장에서 혁대와 모자를 벗기고 체포해 가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한 또 다른 영상에는 불순녹화물을 시청한 군의(의사)의 사건 기록도 공개됐다.

당에서는 김계향이를 공부시켜서 혁명군대의 군의로까지 내세워 주었는데 보십시오. 불순녹화물시청이 그를 인생초엽에 배은망덕한 인간추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지금 그의 부모들은 차라리 그를 낳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고 하면서 울고 불고하며 말이 아닙니다.

북, 한국 영상물 시청 군인 반성문까지 공개 RFA가 단독 입수한 또 다른 북한군 사상교양 영상에 외부 영상물 시청으로 처벌받은 군인의 반성문과 사상교양을 위한 발언 장면 등이 담겨 있다. (RFA)

해설자는 불순녹화물시청이 시간을 빼앗고, 건강을 빼앗고, 나중에는 자기 운명은 물론 가족 친척들의 신세까지 망치게 하는 백해무익한 독초라고 비난했다.

이어 불순녹화물을 시청하고 체포된 군인의 반성문을 작성하는 장면도 나온다. 체포된 군인은“불순녹화물을 한번 두 번 시청하는 과정에 점차 머리속에는 괴뢰들의 말투와 자본주위 사상의식이 떠날 줄 몰랐다. 정말 후회되고 후회된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반성문 쓰는 모습을 군인 및 종사자들에게 보여줘 ‘후회할 짓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셈이다.

반성문 장면에 이어 등장한 한 토론자는 불순녹화물 시청을 ‘생명을 놓고 하는 도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람은 왜 무엇을 잃고 난 다음에야 그 소중함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까. 예로부터 도박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도박은 생명을 놓고 하는 도박이라고 하였습니다. 적들의 장단에 춤을 추는 리적(이적)행위, 반역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적들의 불순녹화물을 시청하는 행위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자살자가 되어 자기 운명을 망치는 길이라는 것을 주철범의 운명은 똑똑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에서 해설자는 불순 녹화물 시청은 사람들 호상련관(상호연관)속에 감행되는 범죄이므로 시간 문제이지 어느 때이든 꼭 드러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여기에 접근하는 기회가 온다면 이 사건을 생각할 것을 강조했다. 당장은 드러나지 않지만 언제든 걸릴 수 있다는 사실상의 협박인 셈이다.

가족 연대 처벌 주장하는 발언자도

발언자로 나선 다른 군인은 심지어 가족의 연대 처벌을 주장하기도 했다.

“불순녹화물 시청 범죄는 다른 범죄와는 성격이 다르지 않습니다. 주철범을 비롯한 여러 범죄자들이 5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을 받았는데 불순록음녹화물 시청 범죄는 엄중한 범죄이기 때문에 판결집행에서 대사령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결국 제 손으로 제 눈을 찔렀습니다. 결코 제 눈만 찌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대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 전문기자는 이날 RFA에 “북한이라는 나라는 보통 중학교를 졸업한 다음에, 열일곱 살 정도부터 적어도 7년, 길어지면 10년, 13년 정도 군대에 가야 한다”며 “그렇게 수많은 젊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 안에서 그런(한국) 문화에 관심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키노 교수는 “군사재판은 군사기밀이나 그런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개적으로 하기가 어려운 재판”이라며 “(영상에 나타난 재판 공개는) 군 자체가 여러 가지 사상오염에 대해서 굉장히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에디터 이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