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대한 대규모 가상자산 해킹 배후로 북한 연계 조직이 지목된 가운데 북한이 탈취 가상자산을 수많은 가상 지갑에 나눠 이동시키는 이른바 ‘쪼개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탈취한 가상자산에 대한 감시 및 추적 회피를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 보안전문업체인 지니언스의 문종현 시큐리티센터장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탈취 자금의 ‘쪼개기’ 작업에 AI를 활용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이를 추적, 대응하는 역량의 피로도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해킹에 AI를 본격 활용하기 시작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종현 지니언스 시큐리티센터장: (북한이) 다른 지갑으로, 엄청나게 많은 주소로 가상자산을 보냅니다. 사람이 하나하나 눌러서 진행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자동화되고 있고 여기에 AI 기능을 활용할 겁니다. 너무 많은 이체를 쪼개서 하니까 이를 추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형 화면에 이를 다 띄워놓고 추적을 해도 너무 많습니다.
전문가 “북, 악의적 목적 수행 위해 ‘AI 내재화’ 작업 중”
문 센터장은 북한이 해킹을 위한 자체 AI 역량 구축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챗지피티’(ChatGPT) 등 대중에 공개된 AI는 해킹 등 악의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어, 이를 우회하기 위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종현 지니언스 시큐리티센터장: (챗지피티 등은) 악의적 명령을 내리면 이를 차단합니다. 이를 우회하기 위한 목적으로 (AI) 내재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죠. 기술을 만들듯이. 오픈 소스도 있고, ‘웨이트 모델’(학습을 통해 만들어진 가중치들의 집합)을 자체 시스템에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런 것들을 가져다가 연구도 하고, 자체 발전도 시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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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니언스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북한 정찰정보총국 산하 해킹 조직인 ‘김수키’(Kimsuky)가 가상자산 및 금융 분야에 대한 공격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특히 김수키가 ‘로컬 거대언어모델(LLM)’, 즉 인터넷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자체 AI 구축 및 이를 운용한 정황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로컬 LLM은 외부 추적∙감시와 사용 범위의 제한 없이 자체 해킹 역량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특히 지니언스는 북한이 현재 AI 기술을 해킹 공격 전반에 접목하기 위해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실제 최근 AI 개발 및 활용을 위한 자체 역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 참석해 국방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군 현대화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도 북한이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거대언어모델 구축을 중심으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31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8조원대 규모의 해킹 사건 배후로 북한을 공식 지목한 바 있다.
FBI는 보도자료에서 “북한은 10월29일경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0억달러(약 8조148억원) 이상의 가상자산이 도난당한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해커들의 작업은 대부분 약 20분 사이에 이뤄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에디터 이용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