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당국이 부모를 잃은 고아나 미혼모가 출산한 아이들을 당국 관할의 육아원이나 애육원에 적극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율 저하 등에 따라 심각한 인구 감소에 적극 대응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으로 불법 낙태수술 통제는 강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청한 함경북도 주민소식통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 당국이 부모를 잃은 아이나 미혼 여성이 낳은 아이들을 비교적 신속하게 육아원이나 애육원에 보내고 있다”며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경원에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아기를 출산했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지난 10월 이 아이는 육아원으로 보내졌다. 익명을 요청한 함경남도 주민소식통도 “지난 9월 단천에서도 홀로 아이를 키우던 어머니가 병으로 사망하면서 고아가 된 6살 아이가 한 달 정도 만에 애육원으로 갔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육아원과 애육원은 각각 만 4살 미만 영유아와 취학 전 어린이를 양육하는 시설로, 각 도 소재지(행정 중심지)에 하나씩 설치돼 있다. 과거 육아원과 애육원의 시설 및 식량 등 물자 보급 상황이 매우 열악했다. 이에 과거에는 고아가 발생해도 관련 시설에 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고아 시설은 먹는 문제와 입는 문제 등이 과거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원아들에게는 우유나 염소 젖이 공급되고 간식과 식량도 비교적 원활하게 보급되며 옷과 신발 등의 물자도 비교적 잘 공급된다는 것이다. 두 소식통 모두 과거에 비해 육아원과 애육원에 대한 당국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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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불법적 낙태 수술에 대한 단속과 통제는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병원 산부인과와 일부 전직 의사들이 돈을 받고 몰래 낙태 수술을 해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돈을 들고 찾아가도 낙태가 어렵다는 것이다. 함경북도 주민소식통은 “군대나 돌격대에 갔다가 임신해 집에 오는 여성들이 있는데 이들은 남의 눈에 띄우기 전에 빨리 아기를 지우려 하지만 최근 낙태 수술이 쉽지 않아 그냥 낳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북한에는 성교육이 전무해 피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며 피임약도 없다. 이 때문에 원치 않는 임신이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아기를 출산한 미혼 여성이 아이를 계속 양육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버지 없는 아기의 출생 등록이 허용되지 않는 것은 물론 미혼 여성이 임신하거나 출산하는 것을 좋지 않게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편법도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함경남도 주민소식통은 2일 “요즘 결혼 하지 않은 여성이 원치 않는 아이를 낳았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며 “지난 9월 말 단천에서 한 주민이 동네 골목에서 포대기(포단)에 쌓여 있는 어린 아기를 발견해 동사무소에 데려가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얼마 후 아이를 동사무소에 데려간 사람이 실제로는 출산한 여성의 외삼촌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출산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결혼에 큰 장애가 되는 상황이라 외삼촌이 조카를 위해 편법을 쓴 것이었다.
하지만 지역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아기를 출산한 여성이 얼굴도 모르는 군인에게 밤에 성폭행을 당했던 것이라고 진술하면서 큰 문제로 번지지 않았고 아기도 육아원으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치 않게 임신한 이 여성도 아이를 지우려 했으나 낙태 수술을 해주겠다는 곳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출생률 감소 공개적 언급
한국 국가데이터처의 북한 주요 통계 지표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북한 합계 출산율은 1.59명으로 인구 유지를 위한 대체출산율인 2.1명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2023년 12월 개최된 제5차 전국 어머니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출생률 감소’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어머니들과 함께 출생률을 높이는 데 힘을 넣는 것은 우리 당과 정부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중대한 혁명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육아법(2022년 2월), 다자녀세대우대법(2025년 8월)을 새로 제정하고 출산과 양육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아기를 많이 낳는 것이 애국’이라는 선전도 이어가고 있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코로나19 발생으로 당국 차원의 영유아 정책의 공백이 심화됨에 따라 김정은의 대외적 위신에 손상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 8차 당대회에서 국경봉쇄 다음으로 육아정책을 강조했다”며 “후계 구도와 맞물린 ‘후대 사랑’ 기조도 영유아 및 고아들 대상 정책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은미 실장은 “8차 당대회서 강조된 영유아 정책 강화가 제2차 고난의 행군을 막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며 “지난 2023년 국경봉쇄를 해제하면서 국제사회의 인도지원을 유일하게 받은 분야가 백신이라는 점도 영유아 건강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북한의 영유아 정책 강화는 출산율과 산업 노동력 감소의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에디터 이용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