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 환영하지만… “한국, 좀 더 적극적으로”

한국 정부가 유럽연합(EU)이 상정한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자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들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 결의안 작성을 주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남북관계를 고려해 직접 지적하기 어려운 북한 인권 사안도 결의안에 포함시키는 등 다자 차원의 우회적 접근도 시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지윤 북한인권시민연합 캠페인팀장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한국 정부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에 환영 입장을 표하면서도 정부가 납북자와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 등 다양한 영역의 북한인권 문제를 개선할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 직속으로 납북자 문제를 다뤘던 ‘납북자대책팀’의 부활 같은 실무적 전담 창구의 재설치 필요성을 제기했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통일부 조직개편을 통해 장관 직속 조직인 납북자대책팀을 사회문화협력국 산하 이산가족납북자과로 통폐합한 바 있다.

이지윤 북한인권시민연합 캠페인팀장: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북한 인권 문제에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결의안에 담겨있듯,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 문제 등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사라진 납북자대책팀 등 뭐든 다시 만드는, 그런 노력이 같이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문안 제안 등 적극성 강화해야”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는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더욱 폭넓은 사안에 대한 문안 제안 등 적극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인권 문제의 당사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과 활동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대표는 “결의안은 유럽연합(EU)이 주도해 작성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공동제안국이자 당사국으로서 북한인권 개선에 필요한 다양한 내용을 적극 제기해야 한다”며 “북한군 파병, 북한 당국의 불법적인 노동자 파견 등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가 적극 의견을 제시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표는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북한인권결의 등 다자 차원의 의견 표명을 통해 북한인권 문제를 지적할 것을 제안했다. 북한 당국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국제사회의 공동 목소리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전략적 방식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 북한이 유엔 제재를 위반하면서 러시아로 노동력을 송출하고 있는 문제, 이런 것도 한국 정부가 공동제안국으로서 의견을 넣었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면 여러 나라, 수십개국의 이름으로 발표되기 때문에 북한이 한국에 대해 특정해서 비방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야지, 반복적으로 “남북대화를 촉구한다”, 이런 것들 보다 실체가 있는 일을 해줘야 합니다.

“북 인권정책, 정치 성향에 부침 겪으면 안돼”

정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는 “북한인권 운동가의 입장에서 진보적 성향의 정부가 들어서면 북한 인권을 소홀히 대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있다”며 한국 정부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북한인권 정책이 부침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2021년 사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한 바 있다.

정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 일단 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를) 다시 하기로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합니다. 북한 인권이나 유엔 등 국제사회가 할 역할을 정부가 초국가적으로 하면서 북한 인권을 대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NGO들이나 국제사회가 내놓는 북한인권보고서 등을 잘 참고하면서 지속적으로 참여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자료사진) (Eduardo Munoz/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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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 외교부는 지난 5일 “북한 주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는 차원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EU가 상정한 결의안은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오는 18~19일께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결의안에는 한국 측의 제안으로 대북 대화 관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과 납북∙억류자∙국군포로∙이산가족 등 인도적 사안의 진전 촉구, 북한의 유엔 인권 분야 관여 장려 내용 등이 포함됐다.

북한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움직임에 대해 “20년째 해마다 벌려놓고 있는 인권결의안은 우리 국가 영상에 먹칠하고 우리 사상과 제도를 어째보려는 불순한 목적으로부터 출발한 정치적 도발 행위”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한은 지난 5일 유엔 주재 상임대표부 명의의 공보문을 통해 “결의안은 주권존중과 내정불간섭을 명시한 유엔헌장에 전면배치되는 불법 무법의 모략문서, 반공화국대결문서”라고 반발했다.

에디터 이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