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 “‘북 억류’ 호주 유학생 석방…스웨덴에 사의”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9-07-04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유학생 알렉 시글리 씨가 4일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모습.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유학생 알렉 시글리 씨가 4일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모습.
AP Photo/Emily Wang

북한에서 지난달 25일부터 연락이 두절되었던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 국적 유학생 알렉 시글리 씨가 4일 석방되었으며, 안전하고 건강하게 북한을 떠난 상태라고 호주의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가 밝혔습니다.

모리슨 총리는 4일 마리스 페인(Marise Payne) 외무장관과 공동명의의 언론성명을 통해 시글리 씨가 북한에서 억류되었다 풀려났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기쁘다며, 도움을 준 스웨덴(스웨리예) 정부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We are pleased to announce that Mr. Alek Sigley has today been released from detention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모리슨 총리는 성명에서 스웨덴 당국자들이 호주 정부를 대신해 전날 북한 고위 관리들과 만나 시글리 씨의 실종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을 호주 정부에 알려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시글리 씨를 억류 상태에서 풀어줬다는 것을 이날 아침 전달 받았으며, 시글리 씨가 북한을 이미 떠난 상태라고 성명은 덧붙였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북한에 외교 공관을 두고 있지 않은 호주를 대신해 제한된 영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스웨덴 정부 특사인 켄트 롤프 마그누스 해슈테트(Kent Rolf Magnus Harstedt) 일행을 만나 “쌍무관계 발전문제와 현 조선반도 정세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해 연락이 두절된 시글리 씨의 석방문제를 논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당시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은 특사단의 북한 파견이 시글리 씨의 석방과 관련이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서면 질문에, 특사단의 방북 기간 중에는 논평을 할 수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특사단이 4일까지 방북한다고 전했습니다.

대변인은 또 특사단의 방북은 한반도 상황에 관한 평화적 해결을 위한 스웨덴 정부의 오랜 관여 정책의 일환이며, 북한과 스웨덴 특사의 정기적 접촉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모리슨 총리는 성명에서 호주 정부를 대표해 시글리 씨의 신속한 석방을 위해 귀중한 지원을 해 준 스웨덴 당국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 같은 결과는 복잡하고 민감한 영사 관련 사건에 있어 다른 나라 정부들과의 긴밀한 협력 하에 관리들이 기울인 신중한 물밑 노력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모리슨 총리는 시글리 씨의 소재가 파악됐을 뿐만 아니라 그가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무엇보다도 기쁘다고 강조했습니다.

호주의 한 주민은 시글리 씨의 석방 소식을 환영한다며 호주 현지 언론이 시글리 씨가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향하면서 “나는 괜찮다. 기분이 좋다.(I’m OK. I’m OK. I’m good. I’m very good. (How do you feel?) I’m great.”)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도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시글리 씨는 그러나 북한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미소만 짓고 즉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알렉 시글리 씨는 지난해부터 북한 김일성 대학 조선문학 전공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유학생으로 북한에 거주하면서 인터넷사회적연결망인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북한의 음식이나 거리 모습 등을 외부세계에 상세히 전달해 왔습니다.

통일투어스(Tongil Tours)라는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 중인 시글리 씨는 자신이 북한에 사는 유일한 호주인으로 북한인을 동반하지 않고 자유롭게 평양 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다면서 북한이 위험한 나라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시글리 씨의 가족과 친구 등은 인터넷사회연결망 등으로 줄곧 소식을 전하던 시글리 씨가 지난 25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그의 소재 파악과 무사 귀환을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실종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글리 씨가 2015년 12월 북한 관광에 나섰다가 억류돼 17개월 만에 혼수 상태로 돌려보내져 1주일도 채 못 돼 사망한 오토 웜비어 씨와 같은 불행한 일을 겪지 않도록 하루 속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