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범수용소의 가스실 실태, 앤 애플바움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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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톤 포스트 신문의 '앤 애플바움' 논설위원은 최근 BBC 방송이 보도한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가스실 실태를 2차대전시 나치의 아우슈비츠 형무소의 잔학행위에 비교하면서 국제사회는 북한 정권의 반 인류적인 범죄행위를 외면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4일자 이 신문에 실린 그의 논평 내용을 전수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 2차대전 당시 유태인 대량학살과 같은 상황

60년전, 유태인들을 수감했던 아우슈비츠(Auschwitz) 형무소가 해방됐다. 1945년 1월 27일 러시아 군인들이 형무소를 접수했다. 당시 형무소에 수감됐던 생존자 '프리모 레비'는 말탄 러시아 병사들이 형무소를 해방시키기 위해 들어왔을때의 표정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들은 웃음도 보이지 않았고 굶주린 수감자들을 반갑게 대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프리모'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병사들은 의로운 사람이 타인의 범죄행위를 보고 느끼는 인간으로서의 수치심과 그 같은 범죄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믿기 어려울 것이다. 어째서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있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그렇게 없었을까? 그리고 수용소의 존재를 알았던 사람들은 왜 아무말도 안했을까? 근래에 와서 교황청, 미국정부 국제 유태인 사회, 연합군 사령부등 신뢰받는 당국들은 유태인 대량학살 사건의 발생을 방치했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몰랐었을수도 있고 고의로 그랬었을수도 있다. 두려워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니면 2차대전 와중에 학살사건은 뒷전에 밀렸을 수도 있다.

지금도 북한에선 인류에 대한 범죄 저질러 지고 있어

오늘날 우리들은 우리가 그때 있었더라면 수용소 해방은 훨씬 앞당겼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도 그때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60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인류에 대한 범죄가 저질러 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또 관심만 있으면 그 같은 범죄에 대한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느낄수 있으련만 그 보다는 다른 일들에만 눈을 돌리고 있으니.

그 같은 무관심은 지난 일요일 영국 BBC 방송이 방영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 저질러 지고 있는 잔학행위 보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보도는 북한 수용소에서 정치범들을 화학무기 실험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수용소 관리책임자였다는 탈북자의 증언을 통해 4명의 가족이 가스실에서 질식사망하는 모습과 부모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자식들에게 숨을 불어넣어줬다는 내용을 전했다. 과거 수감됐던 또 다른 한 여성 탈북자는 여성 수감자 50명이 수용소에서 독극물을 먹게돼 숨진 사례를 증언했다. 수감자들을 생체실험에 사용하기 위해 수용소에 이관한다는 북한 당국의 공식 문서까지 보여줬다.

남한 정부나 미 국무장관도 언급 회피

어떤이들은 BBC 방송 보도 내용은 어디까지나 보도일 뿐 그 사실여부를 알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기야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아야 통일될수 있다고 믿는 남한 정부당국도 이 보도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조사가 더 필요하다면서 회의를 표시한 터이다. 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2일 워싱톤 포스트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2차 회담 전망에 관해서만 언급했을뿐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가스실 처형 뉴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10년 아니면 60년 뒤, 그때가서 반드시 다음과 같은 일이 밝혀질 것이다. 2천 4년에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여러 사실들이 알려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날 것이다. 여러 인권 단체들과 남한의 교회들과 일부 언론인들이 수집한 정보들이 저주받을 사악한 북한정권의 진면목을 드러내는데 보탬이 됐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남한 정부나 미국정부나 또 중국 정부가 북한의 반인류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이나 압력을 행사 할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날 것이다.

60년 후 역사학자들은 북한 수용소에 대해 물을 것

그때에 아시아와 유럽과 미국의 역사학자들은, 지금, 60년전의 아우슈비츠 잔학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듯이, 북한 수용소 가스실에 대해서도 똑같이 묻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워싱톤 포스트 신문의 논설위원인 앤 애플바움의 4일자 논평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전수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