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주민, 민생 외면한 9.9절 행사 비판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18-09-10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평양 5·1 경기장에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공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평양 5·1 경기장에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공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진 - 연합뉴스

앵커: 북한정권수립 70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여러 정치 행사를 두고 북한주민들 속에서 민생을 외면한 채 체제선전에 자금을 탕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9일 “몇 달 전부터 각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은 공화국창건 70돌을 맞으며 연간 생산계획을 완수하라는 당의 방침을 관철하느라 9.9절 전날까지 들볶였다”면서 “중앙에서는 원자재도 공급해주지 않으면서 생산계획을 강조하다 보니 각 공장들에서는 액상계획(금액으로 목표를 세운 계획)이라도 맞추기 위해 할 수 없이 노동자들로부터 돈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안남도 강철공장에서는 9월 초 전체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문화회관에 모여 어머니조국에 선물을 마련하자는 결의 모임이 있었는데 당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당원들이 당비를 더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이에 당원들은 공장에서 월급이라도 받아야 당비를 낼 게 아니냐며 반감을 드러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8일에는 각 공장기업소별로 진행된 강연회에서 우리나라의 대외적 권위가 올라가고 전환적 국면이 다가왔기때문에 곧 인민생활이 크게 향상될 것이니 공화국 공민으로써 긍지를 가져야 한다는 내용의 선전이 있었다”며 “강연을 듣던 사람들 중에서 이제는 거짓 선전 좀 그만두고 주민들을 진심으로 챙기는 정책을 펴야 할 때가 아닌가고 수근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올해 9.9절 에는 정치행사만 요란했지 주민들에게 명절공급이 전혀 없었다”면서 “그나마 자체로 부업지(소토지)를 보유한 지역 식품상점에서는 세대별로 술을 한 병 공급했지만 술 공급가격이 장마당 판매가격과 같아 ‘이제는 나라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국영공장에서도 이번 9.9절을 맞으며 소속 노동자들에게 명절 물자를 전혀 공급하지 못해 국영기업 노동자들은 명절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그러나 외화벌이 전문 무역회사의 노동자들은 쌀과 기름, 밀가루를 공급받아 다른 주민들의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공화국창건 70돌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비롯해 집단체조공연을 준비하는데 어마어마한 자금이 들어갔을 것”이라며 “중앙에서 진심으로 인민을 생각한다면 체제 선전하는데 자금을 탕진할 게 아니라 기름 한 병, 쌀 한 키로라도 공급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