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인들, 장사 위해 불법 손전화 사용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18.10.31
border_guard-620.jpg 북한 신의주 국경 부근에서 군인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AP Photo/Eugene Hoshiko

앵커: 요즘 북한군대에서 대포폰(타인명의 손전화)를 사용하는 군인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자체로 군량미를 해결하기 위해 장사 활동에 나선 군간부들이 대포폰을 장사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30일 “요즘 평안북도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를 보면 국경경비대는 물론 일반 군부대 군인들도 손전화를 가지고 장사를 하는 군인들이 많아졌다”면서 “이들은 민간 장사꾼들과 연계해 크고 작은 장사를 하고 있는데 모두 대포폰으로 연락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 군대 안에서 군인들의 손전화 사용은 금지되고 있어 손전화를 소지하는 자체가 불법이다”면서 “그러나 후방기지(보급기지)를 자체로 꾸려 부대 식량을 마련하라는 상급부대의 지시가 있다 보니 군부대 지휘관들은 장사 수완이 있는 하사관들에게 장사 활동을 허용하고 있는데 민간 장사꾼들과의 연계수단으로 대포폰 사용을 허가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안북도 염주군 룡산리에 위치한 8군단 소속 군관들과 병사들은 후방 자금을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국경밀무역을 하는 것도 모자라 요즘엔 피현군 백마 연유창에서 기름을 빼돌려 돈주에게 넘겨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이런 불법 장사는 대포폰을 통해 실시간 시세도 점검하고 판매처도 알아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미 몇 년 전부터 밀수와 장사에 개입해온 신의주 국경경비대원들이 대포폰을 이용해 돈벌이하는 것은 알려진 일이지만 일반 부대의 군인들까지 너도 나도 장사 활동을 위해 대포폰을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라면서 “나라를 지켜야 하는 군대가 먹고 살기 위한 생계형 장사꾼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군인들이 대포폰을 구입하려면 가난한 주민에게 쌀 열 키로를 주고 공민증을 빌린 다음 손전화 번호와 카드번호를 발급 받아야 한다”면서 “그런데 요즘에는 도품(훔친 폰)이나 중고폰을 전문적으로 사들여 보다 저렴한 값으로 판매하는 암시장까지 생기면서 군인들의 대포폰 사용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대포폰 사용이 군인들속에서 일반화 되면서 대포폰이 단순한 돈벌이수단일 뿐 아니라 병사들과 부모를 연결해 송금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군인들도 생겨나고 있다”면서 “갈수록 돈맛에 길들여진 우리나라 군인들이 과연 전장에 나가 싸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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