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내 초모(군입대) 기피자 증가 일로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19.03.15
py.jpg 판문점의 북한군.
사진 - 연합뉴스

앵커: 북한의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이 초모선발(군징집)에서 빠지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1차 초모선발을 마무리한 북한당국이 결핵, 간염 등 질병진단서를 위조해 초모선발에서 빠진 입대기피자들을 모두 지역 탄광으로 강제 배치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13일 “3월 중순 들어 평안남도에서는 고급중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1차 군 초모생 선발사업이 마무리되었다”면서 “1차로 선발된 초모생들은 현재 시 군사동원부 신체검사에서 합격한 학생들이며, 4월 중순 이후 최종적으로 도 군사동원부에 집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1차 초모생 선발 결과를 보면 지난해보다 결핵, 간염 등 질병을 이유로 신체검사에서 불합격을 맞고 초모에서 제외된 졸업생들이 대폭 늘어났다”면서 “이들 중에는 진짜 환자도 있지만 군사복무를 기피하기 위해 병원에 뇌물을 주고 신체검사표를 조작한 권력층과 돈주들의 자녀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갈수록 군 입대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도 군사동원부에서는 도당위원회와 합의해 1차 초모에서 질병을 이유로 빠진 졸업생들은 무조건 지역 탄광으로 강제 배치하도록 조치했다”면서 “앞으로 2, 3차 초모사업에서도 병을 핑계로 군입대를 기피하는 청년들은 모두 탄광으로 무리 배치할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하지만 지금 10대 후반 청년 들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에 태어나 장마당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돈맛을 제대로 알고 있는 세대”라면서 “군에 입대해 조국을 보위해야 한다는 사명감보다는 탄광에 가더라도 돈을 벌어서 일찍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앞으로 초모(군입대)기피자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해마다 진행되는 우리나라 군초모사업은 나라를 지키는 군 대열을 보강하고 군 병력을 보충하는 중요한 사업이지만 이미 2000년대부터 군사동원부는 외화벌이장사를 하는 부패기관으로 낙인 찍혔다”면서 “군사동원부에 500달러의 뇌물만 바치면 군입대서류를 꾸며 좋은 부대로 배치되게 하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결국 돈 없고 힘없는 서민들의 자녀는 국가건설 전담 부대로 배치되고 있는데, 이들은 열악한 건설장에서 10년간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제대 된 이후에도 직장 배치 등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런 현실을 마주한 요즘 청년들은 어떻게든 군사복무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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