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사철 코앞인데 농업용 자재 수입 전무”

김준호 xallsl@rfa.org
2019.04.01
ag_nk.jpg 북한 주민이 평안남도 남포 들녘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앵커: 본격적인 농사철이 닥쳤는데도 북한이 농업용 비닐 박막을 수입하지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해마다 이맘때쯤 벼 못자리용 비닐 박막을 중국으로부터 대량으로 수입해왔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무역 관계자는 “북조선은 해마다 모내기 전투를 5 10일을 기해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면서 “모내기전투의 전단계인 못자리 조성은 모내기 시작 25~30일 전에는 완성되어야 하기 때문에 3월 하순경에는 못자리용 비닐 박막을 다량으로 들여간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3월말 현재까지 북조선이 못자리용 비닐 박막을 전혀 수입하지 않고 있어 무슨 일인지 궁금해진다”면서 “내가 파악한 바로는 북조선으로부터 비닐 박막 수입 주문을 받은 무역회사도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무역회사들이 주문을 받아 (북조선에) 비닐 박막을 들여보내는 데에는 최소 일주일 이상 걸린다”면서 “북조선이 금년에는 못자리를 하지 않고 모내기를 하는 방법이라도 고안해낸 것인지 아직까지 비닐 박막 주문이 없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주 내에 수입을 한다면 못자리 조성 시기인 4 10일 까지는 가까스로 들여보낼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비닐 박막을 북조선 당국이 전국의 농장에 공급하는데 드는 시간을 감안하면 시일이 매우 촉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무역 소식통은 “북조선이 못자리 용 비닐 박막이 바쁘다는 것을 모를 리는 없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중국의 모든 무역회사들이 비닐 박막 대금의 절반 이상을 계약금으로 내놓아야 북한 무역회사들과 계약을 맺으려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무역회사들의 신용도가 형편없어 중국 무역회사들은 계약금 10%정도만 받고서는 비닐 박막 물량확보에 나서지 않고 계약도 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해마다 이맘때쯤 북조선으로 들여가던 화학 비료도 아직까지는 주문 물량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본격적인 모내기철이 다가오면 비료 가격이 최소 10% 이상 오르게 마련”이라면서 “국제사회 제재로 인한 외화난 때문인지 농업용 자재마저 제때 구입하지 않는 북조선의 올해 농사가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앞서 지난 2월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 주민 1090만명이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과 영양 결핍에 고통받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 총 인구의 43%에 달하는 수치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 기구는 지난달 북한을 올해 외부지원이 필요한 식량부족 국가로 재지정하면서 지난해 북한 내 가뭄으로 쌀 작황이 전년에 비해 부진했고 농산물 생산이 줄면서 경제 상황도 나빠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아시히 신문은 지난달 31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이 올해 초 러시아에 밀가루 10만 톤의 무상지원을 요청했고, 러시아는 그 절반을 지원하기로 동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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