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마주앉은 북러 정상…5시간 마라톤 회동
2019.04.25
앵커: 8년 만에 이뤄진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만찬, 공연 관람 등으로 이어졌는데요. 북러 정상회담의 이모저모를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지난 2011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드리트리 메드베테프 당시 러시아, 로씨야 대통령 간의 회담 이후 8년 만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회담장에 먼저 도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맞이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 위원장은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이렇게 직접 나오셔서 맞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두 정상은 확대회담에 앞서 통역만 배석한 채 단독회담을 진행했습니다.
확대회담에는 북한 측에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만이 배석했고 러시아 측에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등이 배석했습니다.
러시아 측 배석자에는 경제 관료들도 포함됐습니다.
북한 측에서는 당초 방러 수행단에 포함된 오수용 노동당 경제담당 부위원장이 배석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이날 생중계된 확대회담 장면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상회담 때마다 김 위원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 동안 한 차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최근 당 통일전선부장에서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도 이번 북러 정상회담 수행원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정상은 확대회담 후 만찬을 가졌습니다. 만찬에는 게살 샐러드와 만두, 대구, 하바롭스크 소고기, 초콜릿 케이크 등의 요리가 나왔습니다.
만찬에 앞서 선물 교환식도 가졌습니다. 두 정상은 각자 준비한 검을 주고받으며 검의 의미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지금처럼 현대적인 무장이 없을 때는 옛날 장수들이 다 이런 장검을 소지했습니다. 검은 절대적인 힘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만찬을 마친 두 정상은 공연을 함께 관람했습니다. 공연에서는 러시아 고전음악은 물론 북한의 대중가요 등이 연주됐으며 합창과 무용 공연도 펼쳐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학은 APEC, 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와 동방경제포럼 등 수차례 국제행사를 치른 곳입니다.
극동연방대학에는 정상들을 위한 고급 호텔을 갖추고 있어 김정은 위원장 역시 이곳에 묵고 있습니다.
회담장 건물은 이날 출입이 통제됐으며 건물 주변으로의 접근도 차단됐습니다. 주변 건물들에도 대학 관계자와 경찰들이 배치돼 경비를 강화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극동연방대학 내에 내외신기자들을 위한 프레스센터를 마련했습니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레스센터에 등록한 기자는 283명입니다. 이날 전 세계 주요 언론사가 입장해 실시간으로 정상회담 소식을 취재했습니다.
다만 회담장 내 취재는 러시아 기자들만 허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