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파견근로자들, 북-러 정상회담결과에 실망
2019.04.26
앵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방문과 북-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노동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제지원과 파견 노동자 문제 등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어 상당히 실망하고 있다고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소식통은 25일 “러시아 파견근로자들은 이번 조-로 수뇌회담에 관해 사전에 당국으로부터 통보 받은 바가 없다”면서 “하지만 근로자들은 각자 인터넷을 통해 김정은-뿌친 수뇌회담 소식을 알게 되었고 이번 회담에서 파견 근로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로씨야에서 일할 수 있는 조치가 나오기를 기대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조-로수뇌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꼼빠니(합숙소)에 있는 근로자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회담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면서 “근로자들은 이번 회담이 잘 돼야 노동자 파견이나 경제지원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삼삼오오 모여 수군대며 회담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얼마 전까지 파견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내부강연에서는 러시아 가 적들(미국)의 강화된 제재 책동에 동참하면서 파견근로자들의 체류문제(비자문제)가 복잡하게 얽혔다며 러시아 당국을 비난했다”면서 “대북제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당에 대한 충성심으로 똘똘 뭉쳐 과제(분담금)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파견 근로자들은 조-로 수뇌회담에서 파견 근로자들의 비자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했다”며 “작년부터 노동비자 발급이 중단되고 3개월짜리 교육연수 비자로 바뀌면서 근로자들이 3개월마다 한 번씩 러시아 밖으로 출국했다 다시 입국하느라 많은 비용을 허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블라디보스토크의 또 다른 소식통은 “로씨야 푸틴 대통령과의 수뇌회담이 끝난 후 조선측이나 로씨야 측에서 파견 근로자 비자에 관한 어떤 합의 내용도 발표되지 않자 북조선 근로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부 근로자들은 비자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이 먼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뭣하러 왔는지 모르겠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근로자들의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해당(인력 파견) 기업소 당비서는 주변에서 쑥덕거리는 것을 다 지켜보고 있으니 언행을 조심하라며 근로자들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밖에 일하러 나가서도 외부 사람들이 물어보는 말에 일체 답변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간부들은 근로자들에게 ‘쓸데없는 환상을 가지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애초에 조-로 수뇌회담을 진행한다고 해서 경제협력(원조)이나 근로자 비자문제에서 속시원한 해결책을 도출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간부들은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