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민들, 허울뿐인 포전담당제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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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201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협동농장의 포전담당제가 농민들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알곡 생산량이 높아지면 농민들에게 더 많이 분배해준다는 당초 약속과는 달리 국가에 바쳐야 하는 계획량이 늘어나 농민들은 자체 식량을 마련하기도 어렵게 되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7일 ”지난 2012년 중앙에서 분조관리제에 의한 포전담당제를 내밀면서 한해 농사를 지어 생산한 생산물을 국가와 농민이 7:3비율로 나눠 갖고 농민들에게 차례진 몫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게 함으로써 농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었다”면서 “하지만 시행과정에서 국가가 자연재해 등 여러 조건을 타산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계획량을 높게 설정하는 바람에 농민들속에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분조별로 농민들에게 차례지는 토지의 상태와 농사 조건 등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농민들에게 땅을 떼어주다 보니 토질이 좋은 땅을 받은 농민들은 단위 당 수확량이 높은 반면 토질이 안 좋은 땅을 받은 농민들은 수확량이 국가에 바칠 계획량에도 못 미쳐 자기 먹을 식량조차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포전담당제 시행초기에는 농민들에게 약속한 대로 국가계획량을 한 해수확량의 70%내에서 바치도록 했지만 요즘엔 가을에 연초에 할당된 계획량보다 더 많은 수확물을 바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1년동안 땀 흘려 농사를 지어도 국가계획량을 빼고 나면 자기 먹을 식량조차 모자라게 된 농민들은 국가의 이 같은 태도변화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더구나 비료와 농기구를 비롯한 영농자재는 국가가 제공해야 하는데도 모두 농민 개인부담으로 떠넘겨졌기 때문에 농민들은 가을 수확 후에 갚기로 하고 돈을 꾸어서 농자재를 구입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가을(추수)하고 나서 국가계획량을 바치고 나면 자체 식량조달도 어렵기 때문에 농사를 지을수록 빚더미에 올라 않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농민들은 가을 수확량에서 자신의 몫으로 떨어지는 식량을 위해 농사를 짓는데 국가로부터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열심히 농사를 지으려 하지 않는다”면서 “협동농장들에서는 농민들에게 포전담당제를 내세우면서 열심히 농사지을 것을 독려하고 있지만 일단 노동의욕을 상실한 농민들로부터 생산량증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포전담당제의 허울뿐인 실상을 눈치 챈 농민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농번기 철에도 농장 출근을 기피하고 장사 등 생계 활동을 위해 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 급해 맞은 농업당국과 농장 간부들은 농장을 기피하는 농민들을 돌려 세우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생계가 급한 농장원들을 붙잡아 두는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