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 프로그램 “북한인권을 위해 뛰는 사람들”, 오늘은 탈북자로써 남한에서 북한인권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강철환, 안혁 공동대표의 활동을 소개해 드립니다. 진행에 이수경 기자입니다.
강철환 씨와 안혁 씨는 북한 함경남도에 있는 정치범수용소인 요덕 15호 관리소에서 만난 친구사이로 지난 1992년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함께 입국한 이후 지금까지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일해오고 있습니다. 강철환 씨는 북한 인권의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북한의 인권상황을 잘 알고 있는 탈북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합니다.
강철환: 저희 탈북자 대부분은 북한에서 정치범 수용소 생활을 했거나 인권 침해를 당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지금의 북한은 과거 동유럽이나 파시즘 독일 등 과거 독재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현재 북한 같은 나라는 없다고 봅니다. 인간의 자유를 철저하게 억누르고 마비시킨 그런 사례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탈북자들이 나서서 남한 국민들이나 전 세계 정의로운 사람들에게 북한의 현실을 알리고 민주화를 위해 나서게 됐습니다.
또 안혁 씨는 북한에 살 때는 인권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말합니다. 강철환 씨와 함께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출신인 그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내에는 체제에 반대하는 반역자들뿐만 아니라 단지 말이나 글하나 잘못 표현했다고 끌려오는 억울한 주민들이 많다면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북한당국의 인권탄압의 가장 핵심적인 사례라고 지적합니다.
안혁: 저도 북한에서 성장했지만 남한에 와서 보니 북한에서 사시는 분들이 정말 인간의 자유나 자기주장과 권리 등 초보적인 인권도 없다는 것에 분노했었습니다. 저도 여기 온 다음에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이 다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북한의 연좌제라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난 실례입니다. 한사람이 잘못하면 그 가족을 데려다 몽땅 다 죽이는 것 이것은 정말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얘기 아닙니까? 저희 가족뿐만 아니라 여기 와 있는 탈북자들이 모두 겪는 아픔입니다.
강 씨와 안 씨는 현재 약 20-25만 명 정도의 주민들이 수용돼 있다고 알려진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해체와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지난 2003년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과 청년 탈북자들이 주축이 돼 '북한 민주화를 위한 정치범 수용소 해체 운동본부'를 출범했습니다.
후에 '북한민주화운동본부'로 이름을 바꾼 이 단체는 국제 사회와 연대해 북한 정치범 수용소 내에서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고 언론을 통해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리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통일이 된 후 북한의 만행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현재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의 명단을 확보하는 조사 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강철환 씨는 특히 통제된 사회 속에 사는 북한 주민들은 자신들의 인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세계의 정보를 전달해 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강철환: 탈북한 사람들 상당수가 라디오를 듣고 탈출했습니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정보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 예로 국경을 통해서 라디오를 꾸준히 보내는 방법, 그리고 잡지를 들여보내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또 안혁 씨는 북한 권력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김정일 체제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앞으로 북한 체제가 변하고 북한에서도 민주화의 바람이 불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안혁: 북한 체제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겉으로는 김정일 정권에 충성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자들도 자기와 같은 민족 사람들을 착취하고 고통을 주면서 탄압하면 통일 후 그 사람들은 전범자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들도 북한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북한 체제는 곧 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편, 강철환 씨와 안혁 씨는 지난 2003년 미국 비영리 단체 '민주주의 기금'(NED)으로부터 북한 정치범 수용소 내 참상을 폭로하고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2003 민주주의 상'을 받았습니다.
강 씨와 안 씨는 앞으로 북한 인권상황의 개선을 위해서는 점점 그 숫자가 늘어가고 있는 남한 내 탈북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북한과는 달리 남한에서 표현의 자유를 누리게 된 탈북자들이 북한의 실상에 대해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그들을 통해 남한 사람들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관심을 갖고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