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초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5차 6자회담이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북한 유엔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는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미국이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해야만 핵문제가 진전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날 미 하원 건물에서 열린 민간단체인 한미연구소(ICAS) 주체 학술회의에서 한성렬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미국이 북한에 경수로 지원을 해야만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며 기존의 북한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한성렬: what is most important and essential one is to provide LWR.
한 차석대사는 지난 8월 열린 제4차 6자회담에서 북-미간의 가장 큰 이견은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리 문제였다고 밝히고, 구체적으로 미국의 대북 경수로 공급 문제가 핵심 쟁점 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대사는 이어 미국은 북한이 NPT, 핵비확산 조약과 IAEA 국제원자력기구에서 탈퇴하는 등 과거의 ‘전력’을 이유로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을 반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북한에 대해 CVID 즉, 완전하고도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북한이 핵 포기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 대사는 또 북한과 미국은 기술적으로 전쟁상태이기 때문에 두 나라 사이에는 많은 불신이 있다고 말하고,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자발적인 핵무기 폐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억지력은 공격적이 아니며, 북한의 주권과 생존권 보호를 위한 방어적이라고 말하고, 미국의 위협이 사라지지않는 한 결코 핵억지력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핵문제는 북-미 양국간 관계가 개선되면 순차적으로 해결될 문제라면서, 미국의 입장은 북한 핵문제와 인권 그리고 미사일문제 등 모든 현안들이 해결 되야만 북-미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불합리한 이론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최근 북한 기업들이 대량살상무기 개입혐의를 이유로 자산동결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미국의 이러한 행동은 북한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북한 체제를 흔드려는 의도라고 말하고, 미국의 이러한 행동은 미국이 북한과 관계개선을 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이 우회적인 방법으로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향후 재개될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을 먼저 포기하도록 하기 위한 사전 압박이라고 주장하고, 북한은 과연 미국이 다음번 회담에서 6자회담 공동성명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사는 이어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개선된다면 북한은 단 한 개의 핵무기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미국이 북한에게 경수로를 제공하는 순간 북한은 핵 억지력 해체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그렇게 되면 핵비확산조약에도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안전협정에도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대사는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대화로 풀어간다는 구상에 대해 북한도 공감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제5차 6자회담에 참가하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학술회의에 참석했던 미국 워싱턴 소재 맨스필드 연구소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한성렬 차석대사의 이날 발언은 북한의 기존 입장에서 발전된 것이 없으며, 북한과 미국이 각자의 입장을 고수한다면 다음달 초로 예정된 6자회담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한 대사가 이날 제기한 경수로 제공 시점과 관련해 그간 북한이 먼저 핵비확산조약에 복구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이행 협정을 준수해야 만 적절한 시점에 가서 경수로 제공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편 워싱턴을 방문한 한성렬 차석대사는 이날 학술회의 연설 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커트 웰던 미 공화당 하원의원과 오찬을 갖고 북-미관계 개선에 대해 대화했습니다. 밝혔습니다.
이규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