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에 소개된 한국 궁중요리, “임금님이 이렇게 많이 드셨나?”

2005-11-24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지난 18일 APEC, 즉 아시아태평양경제공통체 정상회의 공식만찬 행사가 열렸던, 벡스코, 즉 부산전시컨벤션 센터는 남한의 경제성장을 보여주는 장소로 뿐 아니라, 외국인 손님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장으로도 활용됐습니다. 특히 벡스코 내 언론 센터 바로 옆에서는, APEC기간 내내 한국 궁중 음식 시연회 행사가 열려, 외국 기자를 비롯해, 경제인, 정부 관계자 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kim_duk_nyu-200.jpg
한국전통음식연구소의 김덕녀 씨 (왼쪽) - RFA PHOTO/이진희

사단법인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APEC 정상회의 개막일인 12일부터 19일까지, 벡스코 내에 조선시대 궁궐 내부를 본뜬 행사장을 마련해, 궁중 음식들을 전시하고, 직접 시연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특히, 남한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남한 역사극, ‘대장금’에 소개된 음식들이 선 보였는데, 이를 본 외국인 손님들은 연실, “아름답다”를 연발했다고 한국전통음식연구소의 김덕녀 씨가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대장금은, 조선시대 11대 임금인 중종 시절, 궁중 요리사로 이름을 날린 장금이라는 여인의 삶을 그린 역사극입니다.

김덕녀: 너무 화려하고, 아름답고, 제일 관심이 많은 것은 김치, 김치에 대해서. 또 여기는 대장금 요리, 대장금에서 나왔던 요리를 전시하거든요. 동남아시아에 온 분들의 경우, 대장금이라는 드라마가 너무 잘 알려져 있어서, 대장금 요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임금님 상차림을 보시고, 임금님이 이렇게 많이 드셨냐, 너무 아름답지만 너무 많이 드셔서 오래 살지 못하지 않았느냐 하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임금님이 하루에 다섯 번 상을 받으셨어요. 아침 7시에 초조반상인데, 주무시고 나서 속을 편안히 달래기 위해 죽을 드셨고, 보약을 드셨을 땐 안 드셨습니다.

그리고 오전 10시에 12첩 수라상을 받으셨고, 1시에는 낮 것 상이라고 해서 그 계절의 면이나 냉면, 만두, 떡국 등을 드셨습니다. 그 사이나 저녁 늦은 시간에 다과상을 받으셨구요. 주안상 차림 받으셨습니다. 오후 5시에 수라상을 받으셨어요. 수라상은 임금님이 다 드신 게 아니고, 드시고 나면 수라과에 다시 가서 나인 별로 나눠서 다 먹었다고 해요.

김덕녀 씨는, 그러나 임금님의 상차림은 요즘 같이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또 컴퓨터가 없는 시절에, 각 지방에서 농사가 잘 되었는 지를 가늠하기 위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찬수가 많고 다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덕녀: 임금님의 상차림은 각 고을에 풍년이 들었나, 흉년이 들었나를 알아보는 상차림의 뜻도 있습니다. 당시는 매체가 없어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잖아요, 임금님이 직접 나가시기 전에는 고을의 백성이 어떻게 사는지 모르니까요. 그래서 8도에서 좋은 것만 진상해서 올리는데, 만약 지금 이 계절에 더덕이 안 올라왔다 하면, 그 고을의 백성이 흉년이 들지 않았나 하고, 상차림에서 알아봤다는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

그는, 이번 행사에는 단순히 궁중 음식을 소개하고 시식하는 차원을 뛰어 넘어, 손님들이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자리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덕녀: 아침에는 저희 레토르트(조리시간이 짧고 간편한) 떡 시식이 있고, 11시에는 12첩과 다과상의 시연이 있고, 12시부터 1시까지는 궁중떡볶이 시식이 있고, 다시 시연이 있고. 또 꽃 삼병 이라고 해서 저희가 궁중에서 먹었던 예쁜 떡을 직접 만드는 체험도 하고 먹어보고, 4시 되면 전통 주, 궁에서 만들어서 드셨던 전통 주를 시식을 했어요. 호응이 너무 좋았어요. 저희가 이쪽 한 부분을 다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름다운 한국의 기와, 의상, 그리고 음식을 소개하는 자리여서 너무 들 좋아하셨어요.

한편, 김덕녀 씨는, 18일 저녁, 벡스코에서 개최된 공식만찬 행사에서 제공된 음식들은, 모두 궁중 요리로, 바쁜 일정에 지친 정상들과 관계자들을 위한 보양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PEC 21개 회원국 정상 내외를 비롯해, 각료, CEO, 즉 최고 경영 책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공식만찬 행사에서 전채 요리로는 가리비와 수삼샐러드, 소화에 좋은 밤죽, 주 요리로는 대하구이와 자연송이, 너비아니, 그리고 영양밥과 신선로가 제공됐습니다. 주요리에 이어, 경단과 과일, 유자화채가 후식으로 나왔습니다.

김덕녀: 궁중요리죠, 특히 밤 같은 경우에는 가을에. 모든 음식은 그 계절에 나오는 게 가장 좋습니다. 땅의 기를 다 받고 가을까지 있어서, 밤은 위와 간 기능을 보호해 주고,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들의 소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밤죽을 준비했었던 것 같습니다.

(가리비/ 수삼샐러드) 시원하고 상큼하게, 밤죽을 먹고 나서 나중에는 육류를 먹게 되는데 그 전에 먹어서 다음 육류의 맛과 이어지게끔 하기 위해 상큼하게 주는 것입니다. 부산 지역에는 또 해산물이 너무 신선하고 좋은데 그래서, 그것으로 준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주요리, 너비아니) 그 당시에는 너비아니 하면 궁에서만 드셨던 음식이죠. 지금이나 되니까 너비아니, 갈비구이를 많이 드실 수 있지만,... 당시에는 너비아니는 서민들에게는 아주 귀한 음식이었죠.

김덕녀 씨는 감히 이 날 만찬 상차림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다만 한국 전통음식을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좋은 코스요리, 즉 전채요리, 주요리, 후식의 순으로 제공되는 요리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진희기자

하고 싶은 말 (0)
Share
원본 사이트 보기